과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디도스 사건, 특검팀이 전 청와대 행정관 자택 압수수사
국정원 선거개입 정황 담긴 700여 문건, 내용 대부분이 국정원 선거개입·여론조작 정황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썰전' 유시민·박형준이 국정원 문건 청와대 반납을 두고 날 선 대립을 펼쳤다.

27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전 청와대 수석이 '국정원 문건 청와대 반납 파문'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먼저 유시민은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는데, 박원순 붐이 불면서 여권이 선거에 졌다. 그 무렵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이 들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나서 국회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켜서 조사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형준은 "당시 디도스 특검팀이 김 모 청와대 행정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는데 그 압수수색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정황이 담긴 700여건의 문건이 나왔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디도스 특검 수사팀과 별개로 국정원 댓글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디도스 사건과는 관련이 없어서 검찰이 문건을 보관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유시민은 "지금 말씀하신 전 청와대 행정관 김씨가 사실 18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김효재 전 의원의 4급 보좌관이었다"면서 "그러고 나서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에 임명됐다. 그때 김효재 의원을 따라 정무수석실에 따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7개월간 일을 하다가 총선에 출마하려 사표 내고 나오는데, 엄청난 양의 자료를 챙겨서 갖고 나온 거다.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는 수수께끼"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도스·문건 유출 자체는 특검에서 수사를 했고 김효재 전 수석, 김 모 행정관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문건을 훔친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으로 약식기소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715건의 청와대 문서가 나왔는데, 그 내용의 대부분이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 여론조작 정황을 말해주는 문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보고서는 우리나라 최고정보기관 국가정보원이 정치권 개입을 했다는 의혹을 일으킨 문건이다. 문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수사기관을 이용해 선거개입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 

지난 2015년 말 한 매체에서 이 문서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시민은 "그런데 그 문서의 행방은 아무도 모르니까 유야무야 마무리되는 듯 했다"고 말했다.

유시민은 "그러다가 이번에 JTBC에서 '이 자료가 검찰에서 법무부를 통해 청와대에 갔다'고 보도했다"면서 "압수 문서 목록도 안 남기고 다 없애버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형준은 "대개 검찰이 압수물을 처리하는 방법이, 수사에 사용하고 나면 본인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이 문건들 자체가 청와대의 비밀 자료다. 그런 자료를 김 모 행정관에게 돌려주는 것도 문제인 데다가 원래 청와대 소속 자료라 청와대에 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문건 청와대 반납에 대해 두 사람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먼저 박형준은 국정 운영 참고 수준의 정보보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박형준은 "700여건의 국정원 보고 문건이라고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계속,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라며 "국정원이나 경찰이 정보보고를 한다. 제가 보기에 715건 문건은 정보보고일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국정 운영의 참고자료일 텐데 그런 정도의 정보면 괜찮을 것이다. 물론 때로 위험한 선을 넘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를 들은 유시민은 "문서 중에는 SNS를 장악해야 하고 어떤 작업이 필요한가에 대한 보고가 담겨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하고 있을 때다. 그 시기에 여론을 끌고 갈지를 분석하는 건 정치개입, 선거개입이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의 선거 개입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집행유예,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015년 10월 보석허가로 풀려났다.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은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으며,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