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양재까지 아우르는 상권 고객들로 붐벼...'브래드랩'·'밀크홀' 컨셉 아쉬워
   
▲ 현장에서 과일을 바로 사서 갈아 먹을 수 있도록 한 롯데마트 서초점의 주스 스테이션./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마트는 유통업계 1위 롯데그룹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기준 3위에 머물러 있다. 여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원인도 있겠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 대비 매장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롯데의 텃밭인 잠실을 제외하고는 서울 지역에 매장이 많지 않은 열세를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와 같은 경제력이 집중된 지역에는 단 한곳의 매장도 없었다. 

그런 롯데마트가 지난 27일 서초역 인근 대법원 건너편에 서초점을 오픈하며 처음으로 강남·서초 상권에 진입했다. 

먼저 롯데마트 서초점은 위치면 에서 탁월했다. 이 지역 주변에는 반포와 서래마을, 남부터미널 등 큰 주택단지들이 있지만 번번한 대형마트가 없었다. 이 지역 주민들이 대형마트를 찾기 위해서는 양재동까지 가거나, 이마트 역삼, 고속터미널역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킴스클럽까지 가야했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양재동 이마트, 코스트코, 농협 하나로마트로 가는 고객들을 상당수 끌어 올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서리풀터널까지 완공되면 방배 상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 롯데마트가 서초점 지하 2층 식품 코너에 고객들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사진=미디어펜
오픈 둘째 날인 28일 롯데마트 서초점을 방문해봤다. 이 지역 주민들이 대형마트를 그리 갈구했나 싶을 정도로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붐볐다. 최근 다녀본 롯데마트 중 가장 손님이 많아 보였다. 

거기다 롯데마트는 서초점 지하 2층 식품 매장을 '그로서란트'라는 컨셉을 도입해 물품 구매 뿐 아니라 외식의 경험을 제공했다. 

그로서란트(grocerant)란 그로서리(grocery, 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 음식점)의 합성어로, 해외의 경우 '잇탈리'와 '딘앤델루카' 등이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이다. 매장에서 파는 식재료를 구매할 수도 있으며 매장에서 바로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 계열 SSG푸드마켓에서 그로서란트 컨셉을 도입했지만, 롯데마트와는 조금 다르다. SSG푸드마켓은 구매와 식사가 분리돼 있다면 롯데마트 서초점은 구매와 식사가 섞여 있다. 

그동안의 대형마트에 대한 인식은 가격경쟁, 시식코너, 판촉행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고객들은 물건을 구매하고 박스에 포장해서 주차장을 벗어나기 바빴다. 

하지만 롯데마트 서초점은 물건 구매 뿐 아니라 신선식품 코너에서 과일을 바로 사서 갈아 먹을 수도 있다. 또 스테이크와 랍스터 등도 추가 요금을 조금 지불하면 매장 내에서 바로 먹을 수도 있다. 신선식품 매장 곳곳에는 식사 테이블도 있어 쇼핑 중 앉아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도 있도록 했다. 마치 백화점 식품관과 대형마트를 섞어 놓은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미국의 홀푸드마켓에서도 매장에서 구입한 것을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샐러드 중심이다. 또 홀푸드마켓은 계산대 밖에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롯데마트는 지하 2층 신선식품 내에 위치한 점이 다르다. 

또 서초점에는 롯데제과에서 운영하는 '브래드랩'과 서울우유의 '밀크홀'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브래드랩'은 코스트코의 제빵 코너와 매우 유사해 놀라웠고 '밀크홀'은 남양유업의 아이스크림 카페인 '백미당'의 컨셉을 상당히 카피한 흔적이 보였다. 
   
▲ 서울우유에서 롯데마트 서초점에 처음으로 오픈한 '밀크홀'. 남양유업 백미당과 매우 유사한 컨셉이다./사진=미디어펜
특히 남양유업은 백미당을 런칭하며 설립년도인 1964년을 넣어 '백미당1964'로 상호를 정했는데 서울우유는 그것까지 따라하며 자사의 설립년도인 1937년도를 넣어 '밀크홀1937'로 정했다. 매장 인테리어, 아이스크림 모양, 직원들의 복장 등이 백미당과 매우 유사했다.

지하 1층에는 영등포 양평점에서 선보였던 도심 속 쉼퍼 컨셉의 '어반포레스트'가 그대로 들여왔다. 양평점 보다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찾고 있었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지리적이나 컨셉 면에서는 최근 오픈한 대형마트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보고 싶다. 다만 브래드랩과 밀크홀을 보며 롯데의 고질병과 같은 '카피 논란'이 떠올라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이 부진한 것은 경기 탓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독창적이지 못한 롯데의 제품과 디자인을 신뢰하지 않는 원인이 크다. 롯데그룹 내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든 '카피 방지 위원회'라도 만들 것을 제안한다. 

또 신선식품 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석에 냅킨이 아닌 화장실에서 쓰는 대형 화장지가 걸려있는 점도 불쾌해 보였다. 아직 근거리 배송은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8월부터 근거리 배송도 실시한다고 한다. 
   
▲ 오픈 이틀째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 서초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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