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청와대로 향하던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300여명의 발걸음이 1㎞도 못 가 진도대교 근처에서 가로막혔다.

이날 오전 1시30분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 종합상황실 책임자는 전화 연결이 안 된다”며 “청와대로 올라가서 서울시민에게도 알리고 대통령에게도 보여줘야 한다”며 서울로 향하던 길이었다.

   
▲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들이 막아서자 실종자 가족들은 "너희들 동생이라면 이럴 수 있겠느냐"며 길을 열어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그토록 중요하다고 강조한 '안전'이 국민들을 가로막고 억압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리는 부모도 있었다.

변호사인 한 학부모는 경찰 책임자에게 "우리를 막아선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고 경찰은 "밤에 이동하는 것이 위험해서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 오전 2시께 현장에 도착해 "여러분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 마지막 1명의 생존자를 구조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쌓일 대로 쌓인 불신의 골은 사태만 더 악화시켰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 명령도 무시하면서 매번 똑같은 대답만 한다", "거짓말 하지 마라", "더는 속지 않는다"며 이 장관을 몰아부였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나섰다. 정 총리는 "죄인 된 심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방법들을 모두 검토해 동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가족들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거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3시50분께 아무런 확답도 하지 못한 채 차에 올라탔다. 이에 화가 난 실종자 가족들이 "아이를 살려내라"고 소리치며 20여 분 간 차를 막아선 채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가족들은 경찰의 저지를 뚫고 도로 갓길로 빠져나와 걸어서 현재 서울로 향하고 있다. 이동 중에 버스가 구해지면 이를 타고 청와대로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닷새째 36명이 숨지고 266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전남 진도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로 들끓고 있다.

앞서 16일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 승객 등 476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튿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한편 세월호 침몰로 이날까지 탑승객 476명 중 174명이 구조됐으며 36명이 사망하고 266명이 실종된 상태다. 해경과 해군 등은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선체 진입을 시도하며 구조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청와대 방문해서 강력히 요구해야 할 듯" "청와대 찾아가면 정부의 사고 대처 낱낱이 보고해야 할 듯" "청와대 못 가게 막는 이유가 뭐냐“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