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실종자 구조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20일 새벽 도보로 귀경길에 올랐던 실종자 가족들이 경찰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노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 가족 300여명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진도실내체육관 앞에서 행렬을 지어 출발해 오전 8시5분께 전남 진도대교 앞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경찰은 6개 중대 규모의 경력을 차도를 중심으로 2중3중으로 배치해 실종자 가족의 진도대교 진입을 저지했다.

   
▲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은 여경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실종자 가족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자제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역시 거친 몸싸움은 피하자는 의견이 많아 양측간에는 가벼운 몸싸움만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다만 이 와중에 중년 여성 1명이 탈진해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진도실내체육관으로 돌아간 이들을 제외한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오전 8시30분께부터 차도에 주저앉아 '시체가 썩어가고 있다. 책임 질 것이냐', '애 죽이고 어떻게 사느냐' 등의 항의를 하며 경찰이 길을 열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가족들 앞에 나서 정부 입장을 대변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정 총리는 "죄인 된 심정이고 지금까지 나온 모든 방법들을 검토해 동원하겠다"고 설득했지만 가족들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이를 불신했다.

아무런 약속도 건네지 못한 채 정 총리가 차량에 올라 현장을 떠나려 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차량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진도대교 방면으로 행진을 계속하다 경찰의 저지에 막혀 농성 중이다.

앞서 16일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 승객 등 476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튿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청와대 방문해서 강력히 요구해야 할 듯" "청와대 찾아가면 정부의 사고 대처 낱낱이 보고해야 할 듯" "청와대 못 가게 막는 이유가 뭐냐“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