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피고인 신문서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 발언
"모든 그룹 현안을 이 부회장과 공유하는 것은 아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서 삼성 전직 임원이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이 이 부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삼성전자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다섯 명에 대한 제50차 공판에서는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특검은 최 전 부회장에 삼성이 사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의 존재를 알고 승마지원에 나선 것인지에 대해 집요하게 캐물었다. 또 이 모든 사실을 이 부회장이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했다. 

최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8월 독일 출장을 다녀 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전해들었다"며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정유라 개인을 위한 지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이 같은 사실을 이 부회장에 보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 전 부회장은 "주요 현안에 관해선 이 부회장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제가 판단했을 때 '후계자 수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것만 추려서 전달한다"며 승마지원 결정 등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최 씨 모녀의 실체에 대해 알았을 때도 '누군가 장난질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물증도 없는 상황에서 유언비어일 지도 모르는 내용을 이 부회장에 옮기는 게 적절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이 '정유라 지원'에 대해 인지하고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특검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특히 최 전 부회장은 "미전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삼성그룹의 현안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은 자신의 책임 아래 있었다"며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절차나 조건을 잘 알고 있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최 전 부회장이 이끌었던 미전실은 지난 3월 해체 전까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그에게 그룹 현안을 결정할 힘이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다.  

그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왜 대통령과 관계되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 부회장은 이미 안팎에서 삼성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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