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기획안을 회사가 승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PD수첩' 제작진이 제작 거부에 돌입한 지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MBC가 'PD수첩' 기획안 전문을 공개했다.

3일 MBC 측은 "일부 PD수첩 제작진이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라는 기획안을 회사가 승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작 거부라는 불법적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2주째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문제의 기획안을 공개했다.

MBC 측은 "제작진은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가 한국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를 취재하려던 기획'이었으나, 회사가 부당하게 승인하지 않았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사진=(주)문화방송

이들에 따르면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 기획안은 지난달 15일 밤 10시에 시사제작국장에게 제출됐다. 추후 제출된 2차 기획안도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라는 제목이 '한상균을 보는 두 가지 시선'이라고 변경됐을 뿐, 기획안 내용은 글자 한 자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 기획안을 본 시사제작국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첫째, 사법부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확실한 물증이 없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부정하는 내용으로 방송할 경우 '한상균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 특히 한상균 위원장은 언론노조의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위원장. 둘째, 한상균 위원장이 억울하다는 증언을 듣고자 한다면, 당시 한상균 위원장의 실정법 위반을 적발한 반대쪽 증언도 같이 들어보아야 공정성 논란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 시사제작국장은 방송을 불과 보름 앞두고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MBC 측은 "'한상균은 왜 감옥에 있는가?' 기획안에는 '주장'과 '시선'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새로 발굴된 '사실관계'의 제시는 없다"며 "'팩트'가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만을 나열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지향하는 PD수첩이 결코 밟아서는 안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PD수첩 제작거부 사태의 본질은 '제작 자율성'의 침해가 아니라, 공정성 위반 소지를 방지하려는 회사의 '정당한 데스킹'과 제작 가이드라인을 부정하는 행위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회사는 지난 3월 현 경영진이 출범한 이래, 프로그램 제작 현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도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 경우 '제작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하지만 PD 개인의 정치관이 담긴 '멋대로 방송'을 관철하고자 회사의 정당한 지휘 체계를 거부하는 '방종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명분 없는 불법적 집단행동인 제작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여, 국민과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 있고 공정한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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