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처음엔 스팸이라고 생각해서 무시했죠. 그런데 각각 다른 번호로 문자가 매일 오니까 한번쯤은 언급된 종목에 대해 검색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실제 매수를 하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고, 아마도 그런 걸 노리고 계속 문자를 보내는 거겠죠.”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매일 알 수 없는 번호로부터 문자를 받고 있다. 

   
▲ 엔에스엔(031860) 투자를 종용하는 피싱 문자메시지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치매 치료기 터져요. 미국 xxx과 계약 공시. 담아놓으세요”
“글로벌 금융사 투자예정. 오늘이 마지막 날 같습니다. 몰빵 들어갑니다!”
“오늘부터 만원 향해 갑니다. 매집 들어가세요. 목표가 22000원”

메시지는 매일 다른 번호로 오기 때문에 사전 차단도 불가능하다. 종목명이 적혀 있지는 않지만 대신 종목 코드가 적혀 있다. 메시지는 시간 구분 없이 장중에 수시로 도착하고 있다.

최근 추천(?)은 코스닥 상장업체 엔에스엔(종목코드 031860)에 집중되고 있다. 뇌 질환 치료기기 개발업체인 엔에스엔은 지난 5월 무렵부터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6월 13일 1만400원까지 상승한 주가는 지난 달 12일에는 45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7500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금융당국은 일련의 문자와 관련해 여러 지적이 나오면서 조사에 돌입했지만 지금으로썬 피싱 문자를 막을 방법이 특별히 없는 상황이다. 다만 투자 경고 메시지를 전파하고, 남부지방검찰청 합동수사단에 수사를 의뢰한 정도다. 

당국은 아울러 문자가 주장하는 호재성 재료의 진위 여부를 살폈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또한 엔에스엔과 관련해 ‘사이버 얼럿(cyber alert)’ 경보 시스템을 두 차례 발동했다. 

최근 계속된 피싱 시도에 대해 엔에스엔 측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엔에스엔 주식 담당 관계자는 “최근 발송되고 있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은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종의 ‘세력’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 발송자는 메시지에 현혹돼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는 방식으로 피싱을 시도 중일 가능성이 높다. 기업 실적이나 경기에 관계없이 ‘작전주’와 유사한 방식으로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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