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자고로 남의 부모를 욕하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용서받기 어려운 행위다. 듣는 사람은 참기 힘들고 하는 사람은 비이성적이다. 한국사회에서 부모와 자식은 거의 동일시 된다. 서구의 개인주의하고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유교의 영향도 있겠지만 뿌리깊은 문화다.

갑질의 행태도 가지가지지만 아랫사람의 부모를 들먹이며 비난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최악의 갑질이다.

더구나 별 네 개나 단 대장님과 부인인 사모님이 또 사고(?)를 쳤다. 하나도 달기 어려운 별을 넷씩이나 단 사령관이 공관근무 병사를 종 부리듯 했다. 쏟아지는 사모님의 갑질 제보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 박찬주 사령관(대장)과 그의 부인의 갑질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YTN 화면 캡처

의혹의 중심에 선 사람은 육군 제2작전사령부 박찬주 사령관(대장)과 그의 부인이다. 파문이 커지자 박찬주 대장은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지만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대통령 재가를 받지 못해 근무 중이다.

스스로 별을 내려놓겠다는 박찬주 대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의 부인은 또 어땠길래 온라인을 며칠째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일까? 빗발 친 제보 내용 중 2015년 당시 한 공관병이 갑질을 참다못해 자살 시도를 했다는 내용까지 추가 폭로됐다. 국방부는 사실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은 어느 정도였을까?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다. 이들은 식사 때마다 조리병과 공관병을 상시 대기시켜 후식 준비 등 시중을 들게 했다고 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거나 황제의 권위를 흉내 냈나 보다.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채워 벨을 누르면 대기 중이던 병사가 물심부름 등 즉각 수발을 들어야 했다. 군인권센터는 조금이라도 늦으면 '느려터진 굼벵이' '영창 보내겠다는 폭언이 날아왔다 주장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군인을 자기 노예쯤으로 여겼나 보다.

손님이나 휴가 나온 아들을 위한 바비큐 준비에 동원 됐다는 제보에는 실수로 아들에게는 간식으로 전을 안 갖다 줬는데, 사령관 부인이 전을 집어던져 뺨에 맞았다는 내용도 있다. 심지어 불교신자인 병사를 억지로 교회에 끌고 가 종교의 자유를 짓밟았다는 주장도 있다.

박 대장의 아내는 조리병에게 모과청 담그기, 곶감 만들기, 공관 골프장 볼보이, 식물 관리 잘못했다고 추운 발코니에 벌 세우기 등 그야말로 가관이다. 영창 보내겠다는 협박 내용도 있다. 황후쯤으로 착각했나 보다.

요리나 과일 깎는 솜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리병에게 "너희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느냐"는 막말도 했다고 한다.

3일 군소식통은 박찬주 대장이 지난해에도 폭언과 갑질 의혹으로 구두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박 대장에게 부인과 관련해서 주의를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박찬주 대장 부부의 행위는 단순 '갑질'이 아니다. 인신모독이고 명예훼손이다.  그런 박 대장이 달랑 별만 떼 놓고 가겠다는 것은 후안무치다. 별은 그렇다 치고 별도 달지 않은 부인은 무슨 권리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이의 부모를 싸잡아 욕 보였나. 자식 군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동병상련이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닌게 아니라 아예 아니다.

이쯤이라면 별이 지고 난 자리에 별(?)을 달아줘야 하지 않을까. 군대 보낸 엄마들의 분노를 삭힐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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