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역대급 초강력 규제 '8·2부동산대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대우건설 매각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4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따르면, 8·2부동산대책이 나온 다음 날인 지난 3일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건설(-6.69%)을 비롯해 대우건설(-6.13%), GS건설(-5.97%) 등 대부분의 건설사들의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건설업종 지수는 4.7% 하락해, 코스피지수 낙폭(1.68%)보다 훨씬 컸다.

8·2 부동산대책으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건설은 주가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대우건설은 매각을 준비하며 수익성이 좋은 주택사업에 집중해 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은 주택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의 36.1%에 달하는 2조7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올해 1분기 2211억원, 2분기 2569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분기 기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만큼 주택주택사업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침체되면 대우건설의 실적 전망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8·2부동산대책 발표 하루 만에 하락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 매각작업에 한창인 대우건설의 주가가 8·2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사진은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제공=미디어펜DB


▲ 주가 떨어지면 매각 작업에도 악영향…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매각 주간사 선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대우건설은 갈 길이 바쁘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매도 실사 등을 거쳐 오는 9월 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우건설의 주가 흐름은 매각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변수이다.

산은은 지난 2010년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했다. 인수비용은 2조1785억원.

3일 종가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주가는 7660원으로 반토막 밑으로 떨어진 상태. 이 가격에 매각이 된다면 산은에게는 1조원대 공적자금 손실로 되돌아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최근 무리하면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에 사력을 다한 것도 기업 가치를 높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힘들게 밀어올리고 있었는데 8·2 부동산대책이라는 핵폭탄이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박창민 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과 검찰에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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