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참가는 올 시즌도 쉽지 않아 보인다. 4일 현재 롯데의 순위는 7위다. 6위 SK 와이번스와 승차 2게임,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넥센 히어로즈와는 5게임 차로 벌어져 있다.

승차가 더 벌어지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남은 경기수로는 따라잡기가 힘들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롯데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유의미한 홈런이 나왔다. 팀 간판타자 이대호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것이다.

이대호는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투런홈런을 날렸다. 이날 롯데는 6-9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고, 1-6으로 뒤진 7회초 나온 이대호의 홈런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침체돼 있던 롯데 타선이 분발, 경기 후반 추격전을 벌이며 점수 차를 좁혔다.

4일 사직 넥센전에서 이대호는 또 홈런포를 가동했다. 1회초 넥센에 5실점해 0-5로 끌려가던 롯데는 3회말 4점을 뽑아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전준우의 솔로포에 이어 이대호의 투런포가 터져나오며 초반 가라앉았던 롯데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어 4-7로 뒤진 4회말 롯데는 대거 6득점해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호는 이 이닝에서도 1타점 적시타를 쳐 6-7로 따라붙는 점수를 뽑아냈다. 

이날 롯데는 넥센에 10-8로 역전승을 거두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의 주인공은 4회말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3타점 싹쓸이 역전 2루타를 날린 신본기였다.

당연히 신본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앞서 이대호가 홈런으로 또 적시타로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대호가 해줘야 롯데가 이긴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대호가 4년 총액 150억원의 고액 몸값을 받으며 롯데로 복귀하면서 그에게는 '롯데 살리기' 중책이 주어졌다. 이대호는 타격에 다소 부침이 있긴 했지만 팀 중심타자로서 크게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3할3푼2리, 21홈런, 74타점. 이대호의 타격 성적이다.

그럼에도 이대호에게는 팀이나 팬들로부터 아쉬워하는 시선이 여전하다. '좀 더 잘 해줬으면', '결정적일 때 화끈한 한 방을 자주 날려줬으면' 하는 식이다.

이대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롯데가 갖고 있는 큰 문제이자 고민거리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대호니까 이런 시선과 부담감을 감당하면서 제 몫 이상을 해줘야 한다. 결국, 남은 시즌 롯데의 반등을 이끌어내고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게 만드는 '믿을 구석'은 타선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이대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