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 전 대표 출마 반대파' 초·중진의원들 집단 반발 예상
[미디어펜=정광성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 3일 당내 갈등에도 오는 27일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범을 공식 선언했으나 후보 등록일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할 전망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며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는 국민의당에 거센 파도를 몰고 왔다. 출마를 적극 만류했던 호남 중진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 전 대표보다 먼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천정배 의원은 안 전 대표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천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독불장군에게 미래가 없다"면서 "대선 패배와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가 반성과 성찰 없이 나서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민의당을 또 한 번 죽이는 길이다"고 비난했다.

정동영 의원도 이날 전주에서 지역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국민의당은 안철수의 지도력 안에 있었고, 이것이 바로 '사당화의 그늘'이었다"며 "지금 국민의당은 강력한 공당으로 가느냐, 사당에 머무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전대 주자들 뿐 아니라 호남 중진들의 집단 움직임도 감지된다. 황주홍·조배숙 의원 등 '안 전 대표 출마 반대파' 의원들은 오는 6일 저녁 회동을 하고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의당에서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정대철, 박양수 고문들은 자신들의 탈당 대신에 안 전 대표를 해당 행위로 출당시키겠다며 오는 8일 고문단 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이다.

   
▲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관련 당원 이유미씨 등의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치적 책임을 인정했다./사진=국민의당 제공


안 전 대표는 이러한 국민의당 내홍과 호남 민심을 잡기위해 주말 사이 현역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과 접촉하면서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전 대표는 6일 오후 2시 국민의당 혁신 비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의 노선과 향후 계획을 상세하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극렬히 반발하고 있는 호남 중진들과의 갈등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안 전 대표의 입장에선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 이상 갈등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당이 쪼개질 정도의 위기로 치닫느냐, 아니냐는 아직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안 전 대표의 소통 행보와 호남 중진들의 집단행동 수위에 따라 국민의당이 분당 위기에 치닫을지,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한 지난 3일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통해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마지막 순간까지 간곡히 만류했다"면서 "안 전 대표가 비록 출마 선언을 했지만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사퇴를 조심스럽게 요구한 상황에서 이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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