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박찬주 육군 제2작전 사령관(대장)의 부인 전 모 씨가 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군 검찰에 소환됐다.

군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군인권센터가 제기한 여러 의혹이 사실인지, 박 사령관이 전씨의 행위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박 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박찬주 대장 부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 등을 노예 취급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군 인권센터는 이들이 조리,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옷 관리, 화장실 청소 등 잡무를 담당하면서도 장병 표준일과와 상관없이 이같은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사구분 없이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과 각질 청소를 시키며 썩은 과일을 공관병에게 집어던지거나 공관병에게 호출 팔찌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1년가량 박 대장의 공관병을 하고 전역한 A씨는 지난 4일 인터뷰를 통해 박 대장의 부인인 전씨의 '갑질' 의혹을 제보했다. 

A씨는 "사령관 부인은 물 떠오기 등 잔심부름은 기본이고 아들 밥 차려주기, 아들 친구 바비큐 파티 준비하기까지 공관병에게 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사령관 부인은 집안에서 손 하나 움직이지 않고 공관병들을 하인 부리듯 부렸다"며 "온종일 일을 시키면서 트집 잡고 인격 모독적인 폭언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아들 밥상에 반찬으로 전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하고 전을 집어 던졌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부속건물에 있는 검찰단에 출석한 전씨는 공관병을 괴롭혔다는 혐의를 인정하지를 묻는 말에 "제가 잘못했다. 그냥 아들같이 생각하고 했지만 그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그 형제나 부모님께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답했다.

전 씨는 '공관병에게 썩은 토마토나 전을 던졌느냐'는 질문엔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단장급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사령관이 부인의 이런 행동을 알았느냐는 질문엔 "모릅니다"라고 답했다.

군 검찰은 오는 8일엔 박 사령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박 대장은 1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지만 현재는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 인사법에 의해 중장급 인사 장교의 경우 보직해임을 할 경우 자동 전역토록 규정해놓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군에서 필요한 초동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직해임을 하지 않고 필요조치를 밟아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공관병 갑질 논란과 관련해 군 수뇌부와 긴급대책회의를 갖는다.

군 관계자는 긴급대책회의와 관련 "공관병에 대한 전수조사와 병사들의 사병화 원천 금지 등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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