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어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의 중형 구형에 삼성측 변호인단은 이날 "(특검의 구형은) 견강부회(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붙여 본인에게 유리하게 한다는 뜻)"라면서 "특검은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특검의 구형에 대해 "삼성의 관련 지원행위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의해 진행되었고 그 후 최순실과 측근들에 의해 변질됐다"며 "피고인들은 재단 및 승마 지원 등을 부인하지 않는다. 특검에게는 헌법이 선언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번복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특검이 이번 재판에서 당초 계획과 달리 총 59명에 달하는 많은 수의 증인을 불러 신문했지만 관련 혐의에 대해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판부의 향후 선고 결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각각 7~12년을 구형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개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사진=연합뉴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향후 선고에서 이 부회장의 유죄를 인정한다면 벌금형의 가능성이 낮고, 주요 혐의인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횡령 및 재산도피 혐의까지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검의 피고인 혐의에 대한 논고와 형량 구형이 앞섰고, 뒤이어 변호인단의 변론과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어졌다.

지난 5개월간 이 부회장 재판은 3회 준비기일에 53차례의 공판기일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3만여쪽의 수사기록을 검토했고 총 59명의 증인신문을 가졌다.

이 부회장 재판은 주3회 공판으로 시작했다가 막바지에 가서는 이 부회장 구속만기일 전에 선고를 내려는 재판부의 의지에 주 4~5회 진행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자정을 넘어서는 강행군이 다반사인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은 특검의 3차례 시도 끝에 무산되기도 했다.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최후변론 후 선고일을 밝힐 예정이다. 선고일은 이 부회장의 구속만기일인 오는 27일 전인 21~25일 중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