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최형우 계보 이을 좌타 거포들 쑥쑥 성장
[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가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좌타 거포 전성시대'가 본격적으로 찾아올 전망이다.

내일의 홈런왕을 꿈꾸는 신예 좌타 거포는 김재환(두산 베어스) 한동민(SK 와이번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나성범(NC 다이노스) 등이 대표적이다.

   
▲ 좌타 신예 거포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재환(두산), 한동민(SK), 나성범(NC), 구자욱(삼성). /사진=각 소속구단


이승엽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5차례 홈런왕에 오르며 '영원한 홈런왕'으로 군림한 이후 '좌타 홈런왕'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이승엽이 2003시즌 56개의 홈런으로 당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일본에 진출한 이후 홈런왕 타이틀은 거의 우타자 차지였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홈런왕에 오른 국내 선수 좌타자는 최형우(2011년, 30홈런)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우타자였다.

박경완(2004년)을 시작으로 이대호(2006, 2010년 두 차례), 심정수(2007년), 김태균(2008년), 김상현(2009년), 박병호(2012~15년, 4년 연속), 최정(2016년) 등이 우타 홈런왕 계보를 이어왔다. (2005년은 외국인타자 서튼이 홈런왕 차지, 2016년 테임즈는 최정과 공동 홈런왕)

올 시즌, 7일 현재 홈런 레이스 선두는 우타자인 SK 와이번스 최정이다. 최정은 37개의 홈런을 날려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무난하게 홈런왕 2연패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홈런 순위 상위권에 눈길을 끄는 좌타자들이 포진해 있다. 28홈런으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김재환과 한동민, 19홈런을 친 구자욱(공동 10위), 18홈런을 날린 나성범(공동 13위)이다.

김재환은 지난 5, 6일 LG전에서 잇따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두산의 LG전 스윕 및 7연승 질주를 이끌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당당히 홈런 레이스 2위를 달릴 정도로 타격에 완전히 물이 올랐다.

한동민은 최정과 함께 '홈런군단' SK의 양대산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까지 장타력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타고난 파워를 타구에 제대로 실어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홈런타자로 급성장했다.

구자욱은 일찌감치 이승엽의 뒤를 이어 삼성의 간판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 받은 재목. 2015년 11홈런, 2016년 14홈런을 날렸고 올해는 벌써 19홈런을 기록하며 점점 홈런수를 늘려 '포스트 이승엽'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18홈런의 나성범은 올 시즌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어 83경기에 출전, 상대적으로 타격 기회가 적은 편이었다. 지난 6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몰아치기 능력도 보여줬다.

물론 최정은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시즌에도 여전히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좌타 거포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4개의 홈런으로 5위에 랭크된 베테랑 최형우와 함께 김재환 한동민 구자욱 나성범 등 신예들이 계속 진화하면서 더욱 매섭게 배트를 휘두를 것이다.

한편, 나성범(타율 0.376)과 최형우(0.363), 김재환(0.359)은 타격 랭킹에서도 2~4위에 자리해 현재 1위인 김선빈(KIA, 0.378)과 수위타자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이들은 장타력 못지않게 컨택 능력 또한 리그 정상급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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