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유출에 맞서 조직 재정비, 외부전문가 영입 주력
   
▲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은행권이 IT인력 유출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고객뿐 아니라 은행권 인력도 빠져나가고 있어요. 시중은행과의 업무나 연봉 등의 처우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특히 유연한 조직문화가 알려지면서. 특히 우려되는 건 IT부문의 고급인력이 인터넷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지금까지 쌓아올린 기술까지 유출되는 건 아닐까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은행권이 IT인력 유출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특히 비대면 채널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상황에서 고급인력인 IT전문가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은행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출범으로 비대면 채널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은행권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중장기 목표로 내세우고 해당 분야를 키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은행의 출범으로 인력유출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기술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처우나 업무환경이 유연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의 이직을 막을 도리는 없다.  이에 맞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확충하는데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IT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순혈주의’가 짙은 은행권에서 이처럼 은행원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한 신한은행은 디지털그룹을 신설해 기존에 분산돼 있던 디지털 인적‧물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뒀다.

디지털그룹 산하에 디지털 전략본부와 모바일채널 통합플랫폼 구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채널본부,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빅데이터센터를 설치했다.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 6월에는 빅데이터 전문가 김철기 금융연구원 교수를 빅데이터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영입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되는 공채를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의 IT전문가를 충원할 계획이다. 채용인력은 10여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은행원과 별도로 IT인력을 공개 채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디지털 혁신 업무를 담당할 20명의 경력직을 채용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상반기 IT분야 경력자 9명을 채용한데 이어 하반기 인재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비대면 채널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은행권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IT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