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승엽(41, 삼성 라이온즈)의 은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했으니 그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승엽의 의미있는 선수생활 마무리를 위해 소속팀 삼성뿐만 아니라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전 구단이 뜻을 모았습니다. '은퇴 투어'를 마련해주기로 한 것입니다.

은퇴 투어는 현역 은퇴를 앞둔 선수가 홈 구장은 물론 원정 구장에서도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를 주고 그간 쌓아온 업적에 대해 박수를 받으며 아름다운 퇴장을 할 수 있도록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은퇴 투어가 KBO리그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승엽이 처음입니다. 소속팀 선수가 아닌, 다른 팀 선수를 위해 각 구단이 이런 행사를 마련해준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영광스러운 '은퇴 대접'을 최초로 받기에는 이승엽이 여러모로 제격인 것 같습니다. 이승엽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라이온킹', '국민타자', '영원한 홈런왕' 등입니다. '라이온킹'을 빼면 삼성의 이승엽이라기보다는 전국민의 이승엽,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 이승엽의 이미지입니다.

   
▲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는 이승엽(삼성)이 은퇴 투어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오는 11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전국 전 구장을 돌며 실시됩니다. 삼성이 각 구단별로 갖는 마지막 원정경기에서 홈팀이 되는 구단이 이승엽을 위해 은퇴 투어 행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은퇴 투어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는 각 홈 구단별로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승엽이 팬들과 제대로 작별을 인사를 나누고, 관련 기념행사나 뜻있는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승엽이 행사 당일 어린이들을 위한 팬 사인회도 할 예정입니다. 

KBO도 함께 합니다. 이승엽의 그간 활약을 담은 감동의 순간들을 모아 기념 영상을 제작하고 은퇴 투어가 진행되는 경기장의 전광판에 상영할 계획입니다.

이승엽의 은퇴는 이미 예고됐던 일이긴 하지만, 은퇴 투어가 곧 시작된다고 하니 그와의 작별이 실감납니다. 

20대 초반 앳된 얼굴의 훈남 청년이 매끄러운 폼으로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던 프로 데뷔 초창기의 이승엽, 국내 최초 한 시즌 50홈런을 넘어 아시아신기록(56개)을 세우며 전국을 신드롬으로 물들였던 전성기 이승엽, 일본 무대로 진출해 좌절과 영광을 전했던 이승엽, 올림픽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국가대표로 나서 결정적인 활약으로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이승엽, 국내 복귀해 타격 부문에서 전인미답의 각종 기념비적인 기록들을 제조해온 이승엽.

그런 이승엽이 그라운드에서 퇴장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를 앞두고, 야구팬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승엽이 전국 곳곳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날, 관중석이 꽉 들어찼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엽은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팬들에게 알리는 순간 큰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훗날 "내가 이승엽 은퇴 투어 갔었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야구팬들은 행복할 것입니다. 흔치 않은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좋은 추억 하나 만들고 싶은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이승엽의 은퇴 투어 경기를 추천합니다. 많은 감동을 안겨줬던 이승엽이 팬들과 작별하는 자리가 썰렁해서야 되겠습니까.

◆8월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삼성전
◆8월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삼성전
◆8월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넥센-삼성전
◆9월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SK-삼성전
◆9월 3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삼성전
◆9얼 8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삼성전
◆9월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삼성전
◆9월 15일= 창원 마산구장 NC- 삼성전
(LG 잠실구장 경기는 미정 추후 발표, 투어 마지막 일정은 삼성의 대구 라이온즈파크 홈경기로 추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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