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10년 공공임대주택의 첫 분양전환을 앞두고 '분양전환 가격'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10년 공공임대는 임대기간(10년) 종료 후에 입주자에게 우선 분양전환되는 주택을 말한다. 서울 노원구 '월계 롯데캐슬루나'와 중랑구 '면목 유진마젤란21', 은평구 '은평 신사 두산위브'가 오는 31일 10년 공공임대 기간이 종료돼 분양전환에 들어가게 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월계 롯데캐슬루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과 관련한 글들이 올라오며 '분양전환 가격'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월계 롯데캐슬루나의 입주자라고 밝힌 A씨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8월 31일부로 10년 임대기간이 완료됨에 따라 9월부터 6개월간 분양전환이 이뤄진다는 안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월계 롯데캐슬루나 아파트는 총 850가구이며, 이 중 49가구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됐다.

A씨는 "2016년 3분기 마지막으로 3억4000만원에 실거래된 24평 1층의 분양전환 가격이 3억48000만원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확인 결과, 월계 롯데캐슬루나 24평 7층은 2017년 1월 3억8300만원에, 8층은 6월 4억200만원에 거래된 기록이 있다.

LH는 이와 관련해 “월계 롯데캐슬루나의 분양전환가는 관련법에 따라 2017년 5월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정말 이대로 (분양전환) 가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다른 공공임대도 곧 닥칠 현실이 될 것만 같아 마음이 안타깝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공공임대주택에 10년간 거주해 온 서민들이 분양 당시 가격보다 2~3배 오른 집값을 기준으로 산정된 분양전환 가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내용이 주류다.

한 누리꾼은 "분양전환 가격이 높으면 결국 서민들은 밖으로 내쫒길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현실적으로도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10년 산 집을 현재 시세 그대로 매입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입지가 더 좋은 아파트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LH에서 서민을 상대로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법 개정이 빨리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은 '감정평가금액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최초 공급 당시 보다 집값이 오를수록 분양전환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반면 5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합한 뒤 산술평균한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때문에 10년 공공임대도 5년과 같은 방식으로 분양전환 가격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지난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법안을 발의한 민 의원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제도의 취지를 살려 무주택 임차인이 감정평가금액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방식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이기도 하다.

LH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분양전환예정인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무려 1만3031가구에 달한다. 2019년 3815가구, 2020년 2395가구, 2021년 1760가구, 2022년 5061가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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