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경연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9일 낮 12시경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295차 정기 수요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는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기념하는 뜻 깊은 자리로 이전 수요 집회 참가자  100여 명에 비해 훨씬 많은 1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9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295차 정기수요집회를 진행했다./사진:미디어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은 군대 위안부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일본 측 발언에 격분해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했던 날(1991년 8월 14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2012년 12월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할 것을 처음으로 결정했고, 그 다음 해부터 매년 기림일을 기념해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소녀상농성대학생공동행동 단원 서예림(22, 서울) 학생은 “오늘은 세계 위안부 기림일이라 더욱 뜻 깊은 날이다”며 “지난 달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타계해 이번 집회는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한 것 같다. 날이 더운데도 집회의 참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폭염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시민들의 참여에 감사를 표했다. 

서씨는 현재 이곳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 중이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위안부협정이 체결된 이후 591일째 지속되고 있는 농성은 정대협, 평화나비, 희망나비 등 단체는 물론 평범한 시민들로까지 참여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그는 “농성 초반에는 파라솔 하나만 설치해도 경찰들이 제재를 가했다. 심지어 가방을 뒤지며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며 “지금은 농성을 하는 곳에 선풍기도 설치했다. 모두 시민들의 높은 관심 덕분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달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집회 규모가 커졌다.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프로그램에 수요 집회 참여가 포함되면서 학생들의 위안부 역사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 경성고 동아리‘우리역사 바로 세우기’학생들은 기림일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좌측부터 백민호, 김홍업, 김윤수 군)/사진:미디어펜

경성고 동아리 ‘우리역사 바로 세우기’ 학생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경성고 학생회장 김홍업(18, 서울) 군은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참여하게 돼 뿌듯하다”며 같이 온 친구들과 위안부 기림일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시위 중간에는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연설이 참가자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김씨는 “최근 몸이 안 좋아서 저승 문턱까지 갔다. 그런데 억울해서 죽지 못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일본군의 사과가 있어야 우리의 용서가 있을 것이다”고 강하게 밝혔다. 

   
▲ 9일 수요집회에는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연설이 있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세계 각국에서도 연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9개국(독일, 대만,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의 64개 도시에서 8월 14일을 전후로 세계 위안부의 날 관련 집회 및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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