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한반도 위기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또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두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이 각각 상대방에게 “화염에 직면할 것”, “괌 포위사격”이란 말로 맹비난하는 상황에서 8월 말~9월 초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는 것을 부정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위기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위기로까지 발전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이런 상황을 잘 관리하면 위기가 아니고 지금 처한 어려운 안보 상황을 잘 극복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에 나온 북한군의 ‘괌 포위사격’ 발언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 채택 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한 채택 이후 북한이 정부 대변인 성명을 포함해 무려 5개 기관 명의로 성명을 낸 것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과도한 반응이) 내부 결속용으로도 보이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좀 약화시키려는 것으로도 보인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깨달아야 할 것이 지금 상황이 점점 더 북한에게 불리하게 진전되고 있고, 더 고립되기 전에 우리의 대화 제의에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시간을 끌수록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고, 그 대가는 북한이 치러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급적 조기에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저는 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물론 (북핵 동결을 위한) 최종 단계의 합의까지 가려면 시간 좀 걸리겠으나 큰 위기는 조만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관계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외교·안보 이슈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있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 못 하겠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패싱하나. 그렇지 않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휴가에서 오자마자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도 1시간 가까이 통화했다”며 “바로 이어서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미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마지막 단계에 중국과 거의 소통이 없었는데 새 정부는 중국과도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와 다소 이견이 있지만 그런데도 소통은 확실히 하고 있고, 러시아와도 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와는 문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정상회담을 했고, 9월 초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주요 4강이 한국을 패싱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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