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낙하산 인사' 낙점 될 경우 대정부 투쟁 예고
   
▲ BNK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BNK금융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5대 금융지주인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3명을 압축했다.

BNK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갈등을 노출시켜 파열음을 내왔다. 우여곡절 끝에 3명을 압축했지만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면서 내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BNK부산은행 노조 등은 김 전 부회장을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최종 심사에 낙점될 경우 대정부 투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인선이 최악의 경우로 치달을 경우 지역사회는 물론 지주 내부 경영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10일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따르면 전날 차기 회장 후보로 박재경 BNK금융 회장대행(56),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62), 외부인사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71) 등 3명으로 압축했다.

이에 낙하산 인사 반대를 주장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김 전 부회장이 압축 후보군에 포함된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광일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 업무를 잘 모르고 고령인 김 전 부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천막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8일 “김 전 회장이 자진사퇴하지 않고 BNK 최고경영자 공모 응모자 심사를 받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BNK금융그룹 자율경영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김 전 부회장은 현대증권 대표와 하나대투증권 대표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하나금융지주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른바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통’이다. 그러나 2013년 하나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금융권에서 멀어진 점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줄 대기에 힘을 쏟았다는 의혹과 타 금융지주의 연령 규정으로는 이미 탈락됐을 고령인 점에 대한 반발기류가 크다.

김 전 부회장은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여권성향 인사로 분류된는데 현 정치권과 연줄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 수장 연령이 66세 이하인 상황에서 71세 고령인 김 전 회장이 최고경영자 공모 응모에 나선 것은 “관례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2011년 ‘신한사태’를 겪으며 금융지주사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안에 ‘회장의 나이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CEO승계 프로그램 마련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만 67세 미만일 경우만 회장으로 선임될 수 있고, 연임하는 경우 재임 만 70세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KB금융도 만 70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금융노조 등은 “정치권과 권력 실세에 대한 줄대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부회장은 타 금융지주의 연령 규정으로는 이미 탈락됐을 고령임에도 후보군에 포함됐다”며 “노조와 지역사회가 반대한 인물을 결선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은 부산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김 전 부회장이 최종 낙점 될 경우 강경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김 전 부회장이 최종 낙점 되더라도 이사회의 선임 절차가 원만히 진행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한편, 임추위는 오는 17일 이들 3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프리토킹 형식의 심층면접을 진행해 이달 중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다음달 8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