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기업 신규상장(IPO)이 대형 증권사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동부증권 등 중소형사들은 중국기업 IPO에 눈을 돌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도 국내 IPO 시장의 활로를 개척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기업 IPO를 주관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동부증권의 경우 최근에만 중국기업 5곳과 IPO 주관계약을 맺어 업계 화제였다. 동부는 신한금융투자로부터 해외IPO 핵심인력을 전격 영입하며 이 분야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 유안타증권은 중국 화학 회사인 산둥티엔타이, 중국 우롱차 업계 1위 경방차업 등과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유안타증권


국내 증권사들의 IPO 주관 계약은 사실상 대형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상반기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총 21개(유가증권 4개사, 코스닥 17개사)인데 이들 대다수가 대형 증권사들의 주관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4대 증권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 상반기 IPO 최고의 화제였던 넷마블게임즈를 포함해 무려 8건의 IPO 주관을 진행했다. 이외 한국투자증권 5건, KB증권 3건, 미래에셋대우 1건으로 전체의 약 90%를 대형사들이 독식했다.

IPO 주관사업을 둘러싼 경쟁은 전형적인 ‘부익부 빈익빈’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상위권 회사들의 실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상장사들이 더욱 대형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대 증권사 중에서 주관사를 고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상장사들로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사를 둘러싼 경쟁이 레드오션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중소형사들은 중국기업 IPO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동부증권은 중국의 기계장비 제조업체인 췐용기계집단, 중국 의료용품 제조기업인 캉푸인터내셔널 등 중국기업 5곳과 코스닥 상장주관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유안타증권 역시 중국 화학 회사인 산둥티엔타이, 중국 우롱차 업계 1위 경방차업 등과 계약을 체결했고, 하나금융투자는 금관원, 창홍플라워 등과 IPO를 진행 중이다. 이들 중국기업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기존 IPO 수수료율인 약 3%를 뛰어넘는 5~7% 수준의 수수료를 보장하고 있다. 수수료율 뿐 아니라 상장수요가 상당히 많아 출혈경쟁 가능성도 낮다.

관건은 중국 기업에 대해 전형적으로 제기되는 ‘차이나 리스크’다. 여전히 중국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초리가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 투명성 측면에서 중국의 자료를 신뢰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의 IPO 사이즈를 점점 늘려 대형 우량기업들의 상장사례를 늘려야 차이나 리스크도 완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와 중국기업들 간의 네트워크는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단계”라면서 “대형사들이 주지 못하는 메리트를 제공하는 중소형 주관사들의 장점이 점점 더 부각돼 시장 전체의 활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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