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소니 2분기 점유율↑…삼성·LG↓
기술 차별성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 중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일본 TV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샤프와 소니 등이 TV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과거의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45만대, LG전자는 620만대로 각각 1위, 2위를 기록했다. 중국 TCL(344만대)과 일본의 샤프(252만대), 소니(248만대)가 뒤를 이었다.

   
▲ 삼성 QLED TV Q8 모델 사진=삼성전자 제공

상위 5개 TV 제조사 가운데 2분기 판매량이 하락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뿐이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6.9%, LG전자는 3.1%가 하락했다. 이에 비해 샤프와 소니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샤프는 1분보다 95.3%를, 소니는 15.9%를 끌어 올렸다.

업계에서는 샤프의 물량전과 소니의 고품질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홍하이(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는 모회사의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위츠뷰는 “패널과 TV 조립, 영업 등을 수직통합하면서 샤프가 위상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홍하이는 자회사 샤프와 미국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계획을 설립하는 등 TV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TV사업에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소니는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 진입한 소니는 영상처리 노하우와 디자인 등의 차별성을 내세워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1분기에 비해 출하량이 다소 감소했으나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 1위와의 격차가 더 좁혀진 것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2분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출하량 차이는 325만대로 1분기(375만대)에 비해 50만대가 줄었다.

   
▲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사진=LG전자 제공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2분기 판매량이 7%가까이 덜어졌다. 이 가운데 올해 전략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Q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는 80인치 대 대형 제품 등을 출시하며 QLED TV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V시장에서 볼륨(점유율)을 지키는 것이 당면과제일 것”이라며 “앞으로 하이엔드 제품에서 실마리 찾지 못하면 위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분위기에 온도 차이가 있지만 기술 차별성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한국 TV제조사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상 관련 기초 기술이 탄탄한 일본 기업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TV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일본 제조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재 TV 시장의 주력 상품인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제품으로는 더 이상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프리미엄 TV 라인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는 내년은 프리미엄과 전체 TV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일본 TV제조사들에게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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