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이모씨는 최근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을 해지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복지가 날로 커져가는 상황에서 따로 매달 실손보험료를 내는 것이 이득이 되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명 ‘문 케어’가 시작되며 3300만명에 이르는 실손 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서 보험을 해약하는 것이 유리할지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단편적으로 보면 자기공명영상(MRI) 치료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에 3번 이상 검사를 받는다면 실손 보험을 해약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지난 9일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르면, 2022년까지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에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미용‧성형을 제외한 초음파, MRI 등 모든 의료비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MRI의 경우 복지부가 내년까지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대해 검사비 80%를 보장해준다. 이에 따라 40만원인 MRI검사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기존 실손 보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40만원 전액을 부담해야 했지만 제도 개편 후엔 이 가운데 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실손 보험(4월 이후 가입 가정) 가입자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제도 개편 전 상황에선 40만원짜리 MRI 검사 부담액 가운데 12만원을 부담해야했다. 하지만 제도가 개편 된 후엔 실손 보험이 없어도 납부액이 8만원에 불과해 2만4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4월 이전 가입자의 경우는 자기부담금이 20%로 제도 개편 전 8만원인 부담액이 제도 개편 후엔 1만6000원으로 줄어든다. 

이렇듯 실손 보험이 없는 환자가 부담하는 8만원과 비교해봤을 땐 실손 보험 가입자가 더 이득인 것으로 예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손 보험 가입자가 매달 지급하는 실손 보험료를 감안하다면, MRI를 자주 받지 않는 환자의 경우 실손 보험의 가입 필요성이 낮아진다.

   
▲ 월 보험료 예시/표=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0대 남성 기준 특약까지 모두 가입 했을 때(4월 이후 가입 가정) 월 보험료는 평균 1만4569원으로 파악됐다. 1년간 내는 실손 보험료는 평균 17만4828원이다.

40대 여성의 경우 월 1만8098원으로 추산해보면 연 21만7176원이다. 

이렇게 따져봤을 때, 실손 보험을 들지 않은 환자의 경우 3번 이상의 MRI검사를 받을 경우에만 실손 보험을 드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MRI를 검사 받는 환자의 경우 단순 MRI만 검사하는 것이 아닌 통원치료나 약, 치료 등의 과정도 필요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보험 해약과 유지를 고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정부에서 계획을 발표한 단계고, 대책들이 시행되기까진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도가 완전 시행된다 해도 자기부담금은 실손 보험이 케어 해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도가 향후 어떻게 시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실손 보험과 같은 장기적 시각이 필요한 상품의 경우 속단을 해 유지하거나 해약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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