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이 임명 나흘만인 11일 자진사퇴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저녁 '사퇴의 글'을 통해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아마도 저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상이 이렇게까지 가혹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의 글은 "글의 제목에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사퇴한다'라는 제목을 붙이지 못하겠다. 저는 지명 받은 후 4일 동안 본부장이라는 직책명을 제 이름 앞에 감히 사용할 수 없었다"로 시작됐다.

또 "어려운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지명해주시고 대변인 브리핑으로 또다시 신뢰를 보여주신 대통령께 감사 드리다"고 했다.

이후 박 본부장은 글에서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다"며 당시 사태의 과정을 회고하듯 길게 썼다. 중간중간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즉각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청와대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사의를 수락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박수현 대변인까지 나서 "박 본부장의 과(過)와 함께 공(功)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측면지원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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