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계열사에 "사회적 기여도 높여라"
문 대통령 "사회적 일자리 확대 희망"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가 최근 '사회와 함께하는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 2.0'을 실천하고자 계열사 평가에 '사회적 기여도'를 도입한 것도 사회적 기업 지지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와 함께하는 딥 체인지’가 실질적인 경영 지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내부 평가 제도를 손보고 있다./사진=SK그룹


이에 따라 최 회장이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오던 '사회적 기업 10만 양성론'도 힘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 사회 문제 기여도 큰 계열사 우대

1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사회와 함께하는 딥 체인지’가 실질적인 경영 지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내부 평가 제도를 손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SK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공유 인프라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계열사 경영성과 평가 지표에 사회 문제 해결 기여도를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계열사 CEO 평가에 회사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도 도입했다. 

최 회장이 공개적으로 평가기준에 주가를 포함하면서 SK계열사 CEO들은 상생과 실적을 모두 챙겨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무엇보다도 SK그룹과 주요 계열사들은 '공유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보유한 유무형 자산은 '공유인프라'에 해당하고, 누구나 창업을 하고, 사업을 키울 수 있고,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는 3000여 개에 달하는 주유소를, SK E&S는 전국 7곳에 있는 도시가스 자회사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SK는 탄소배출 저감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을 위해 개인간 차량공유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도 각각 연초에 밝힌 3년간 11조원, 올해 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향후 사회적기업 10만개 육성할 것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는 최 회장의 또 다른 목표는 향후 10년 안에 사회적기업 10만개를 양성하고 이들의 경제규모를 3%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최 회장은 앞서 '2017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 참가해 "10만 사회적기업 창업'을 주창, SK가 이를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향후 10년 안에 사회적 기업 경제규모를 GDP 3% 수준으로 올리고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 10만개를 육성하게 되면 사회적 기업의 혁신 모델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경제규모는 GDP의 0.25% 수준으로 인증 사회적 기업은 1700여개에 불과하다.

최 회장은 2010년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회적기업사업단'을 독립기구로 출범시켜 총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2011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된 MRO코리아는 2012년 사명을 현재의 '행복나래'로 변경, 이듬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획득해 현재 활발한 운영중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후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을 높였다. 또한 직접적인 판로가 되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협력사로 편입시키는 한편 이들 기업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우선구매 제도'를 도입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2011년 이전 3개에 불과했던 사회적기업 협력사는 2017년 현재 200개 이상으로 늘었다.

◆ 文 대통령도 주목한 SK그룹 '사회적 기업론'

최회장의  '상생 경영 철학'은 문재인 정부의 '더불어 잘사는 경제'와 궤를 같이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지난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최태원(왼쪽 두번쨰) SK 회장 등 기업총수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간 간담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곳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실제 SK는 매년 500억원 이상 10년 동안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고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등에 후원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회적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또 다른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투자하면 앞으로 상당히 각광받는 새로운 창업이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사회적 기업을 강조해 오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관계 법안을 정부가 적극 추진해보라”며 화답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