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에 억류됐다가 31개월 만에 병보석 허가를 받아 석방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북한에서의 혹독했던 억류 생활에 대해 "한겨울에 깊이 1m의 구덩이를 파다가 손가락과 발가락이 동상에 걸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임현수 목사는 이날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의 큰빛교회 일요예배에 참석해 "꽁꽁 얼은 땅을 이틀동안 파면서 상체는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동상에 걸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2015년 1월 북한 나선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 체포돼 같은해 12월 국가전복 음모 등의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북한 중앙재판소는 지난 9일 임 목사에 대해 병보석을 허가했다.

석방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임 목사는 이날 예배에서 "땅은 꽁꽁 얼어 있었고 진흙땅이 단단해 너비 1m, 깊이 1m 구덩이 하나를 파는 데 이틀이 걸렸다"며 "겨울에 석탄 저장 시설 안에서 꽁꽁 언 석탄을 쪼개는 작업도 했다"고 설명했다.

   
▲ 북한이 억류 중이던 캐나다 국적의 한국계 임현수 목사를 지난 9일 31개월만에 석방했다. 사진은 2015년 12월16일 임 목사가 선고를 받기 위해 북한 최고재판소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임 목사는 이어 "봄과 찌는듯한 더위의 여름에도 하루 8시간씩 야외노동을 했다"며 "계속된 혹사에 2개월간 병원에 입원했고 건강이 더욱 나빠져 병원에 3번 더 갔었다"고 전했다.

특히 임 목사는 위기의 순간에 대해 "일을 하는 동안 쉼 없이 기도했고 여러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신께서 이겨낼 힘을 주었다"며 "낙담과 분개의 순간을 견뎌 영어와 한글로 된 성경을 다섯 번 읽으면서 700개 성경구절을 메모했고 역경에 대한 감정은 용기와 감사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 목사는 어려웠던 시간에 대해 "억류 첫날부터 석방될 때까지 혼자 고독하게 2757끼니를 먹는 등 어느 순간부터 견디기 어려운 외로움의 시기가 있었고 언제 어떻게 역경이 끝날지 알기 어려웠다"며 "북한에 관한 100권의 책을 읽으면서 70년 역사의 북한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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