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황재균은 소속팀과 관계 정리하면 FA 신분, 국내 복귀시 영입전 치열할 듯
포스팅시스템 거친 박병호는 일단 넥센으로 복귀해야
[미디어펜=석명 기자] 빅리그 도전의 꿈을 안고 미국행 러시를 이뤘던 KBO리그 출신 강타자들이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김현수는 부진 끝에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고,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은 잠시 빅리그 맛을 봤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박병호(미네소타)는 이번 시즌엔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콜을 못받고 마이너리그에만 머물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불미스런 일로 미국 비자도 못받고 기약없는 대기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국내 복귀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정상급 기량을 뽐냈던 스타들이기에 국내 유턴을 한다면 각 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고, 리그 전체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미국으로 진출한 김현수(위) 황재균(가운데) 박병호(아래)가 나란히 부진에 빠져 국내 복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볼티모어·미네소타 홈페이지, 황재균 SNS


이들은 다시 KBO리그로 돌아올 결심을 할까. 국내 복귀한다면 어느 팀에서 뛰게 될까.  

각자 처한 상황은 조금씩 다르고 계약 상태도 살펴봐야 한다.

우선 김현수와 황재균은 미국 진출 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기에 현 소속팀을 떠나면 다시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신분이 된다. 다른 메이저리그 팀들의 영입 제의가 없을 경우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느 리그에도 갈 수 있다.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한 김현수는 2년차인 올 시즌 도중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95경기에서 타율 3할2리 6홈런 22타점어느 정도 메이저리그에 연착룩하는 듯했지만 올해는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면서 타격감이 떨어져 실력 발휘를 못했다. 필라델피아 이적 후에도 활약이 미미해 현지 언론에서는 김현수를 왜 로스터에 두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황재균은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처음부터 입지가 불안정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였지만 쉽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에 부상자가 발생해 6월과 7월 잠깐씩 빅리그 무대를 밟아보긴 했지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국내 복귀를 결심할 경우 김현수와 황재균이 이전 소속팀 두산, 롯데의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는 보장은 없다. '타격 머신'으로 불린 김현수는 못쳐도 3할이라는 타격의 정확성이 매력이 있고, 3루수에 장타력을 갖춘 황재균은 어느 팀에 가도 중심타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김현수와 황재균의 경우 국내 복귀 시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올 시즌 후 열릴 FA 시장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둘의 복귀 가능성과 얽혀 있다.

박병호의 경우 2016년 미네소타와 4+1년 계약(2020년은 구단 옵션)을 맺어 국내 복귀를 논하는 것이 다소 이른 감은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해였던 지난 시즌 부상으로 아쉬운 성적을 내며 올해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절치부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마이너리그 10홈런(타율 2할6푼)으로 장기인 장타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9월 확대 엔트리 때나 빅리그 콜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

박병호가 크게 보여주는 것 없이 이번 시즌을 끝낼 경우 국내 복귀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남은 계약 기간과 연봉 문제를 두고 미네소타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다.

만약 박병호가 국내 복귀하게 되면 일단 전 소속팀 넥센으로 돌아가야 한다. 박병호는 FA가 되기 전 포스팅시스템에 의해 미국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복귀 시 계약 권한은 넥센이 갖고 있다. 미국 진출 전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박병호이기에 군침 흘릴 팀들은 많지만 넥센의 생각부터 물어봐야 한다.  

한편, 강정호는 매우 난감한 처지다.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거부됐다. 2018년까지 강정호와 계약한 피츠버그 구단은 복귀 방법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를 썼지만 여의치 않자 방출 및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이 힘들다면 강정호는 일본 또는 KBO리그 복귀를 타진해야 하는데 국내 복귀한다 해도 당장 현역으로 뛰기 힘들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그 역시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했기에 일단 넥센으로 돌아와야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만큼 KBO리그에서의 중징계가 불가피하고 여론도 매우 좋지 않다. 여전히 앞으로의 행보가 가장 불투명한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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