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고객쏠림 막기 위한 '맞불전략'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최근 한국카카오뱅크로의 ‘고객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맞불전략’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특수은행 등 총 17개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전달과 비교해 최고 0.11%포인트 인하됐다.

대출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의 7월 말 대출 금리는 연 3.06%로 6월말(연 3.17%, 신용등급 1~2등급)보다 0.11%포인트 내렸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카카오뱅크 출범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6월말 기준 17개 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연 3.08%, 신용등급 1~2등급)를 보였던 우리은행은 한 달 사이 연 3.05%까지 금리를 낮췄다. 두 번째로 금리가 낮았던 NH농협은행과 네 번째로 금리가 낮았던 경남은행은 각각 3.11%에서 3.09%로, 3.18%에서 3.17%로 최저금리를 소폭 내렸다.

이처럼 은행들의 신용금리 인하 러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카카오뱅크’로의 고객이탈을 막기 위함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대출금리를 앞세워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84% 수준이다.

국내에선 두 번째로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편의성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출범 보름 만에 이뤄진 결과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초 카카오뱅크는 내년 3월께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고객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조기증자를 단행한 것이다. 지난 11일 대출 등으로 나간 돈은 8807억원이다. 같은 날 가입계좌 수는 228만 계좌이며, 고객이 맡긴 돈은 1조2190억원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실탄이 확보되면 카카오뱅크는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은행 역시 금리인하를 통한 ‘생존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가 추진되면 고객확보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라며 “금융권 역시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