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 김선빈(28)이 '설마' 했던 일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꿈의 '4할타자'다.

김선빈의 뜨거운 방망이가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른다. 17일 현재 김선빈의 타율은 3할9푼2리. 독보적인 타율 1위다. 2위인 팀동료 최형우(0.369)와 무려 2푼3리나 차이가 난다.

올 시즌 타격왕은 김선빈이 매우 유력해졌다. 이제 타격왕보다는 4할 타율 도전에 더 관심이 쏠린다.

   
▲ 김선빈(KIA)이 타율 고공행진을 벌이며 4할 타율에 근접해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4할 타자가 '꿈'으로 불리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35년의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4할 타자는 단 한 명, 프로 원년에 감독 겸 선수로 뛰었던 백인천(0.412)뿐이다. 

4할에 도전했던 역대 강타자들은 많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4할 이상을 기록하던 타율도 체력 저하와 심적 부담, 상대팀 견제 등으로 종반에는 하락세를 타면서 4할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김선빈은 가능할까. 일단 월별 타격 성적을 보면 긍정적인 전망을 해볼 수 있다. 4월말까지 3할3푼7리를 기록했던 김선빈은 5월 3할9푼1리, 6월 4할1푼9리로 월간 타율을 점점 끌어올렸다. 7월에 3할6푼1리로 약간 하락세(?)를 타는 듯했지만 8월에는 5할8푼3리로 방망이가 더욱 뜨거워졌다.

별다른 슬럼프 없이 꾸준한 타격감을 보인데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 저하로 고전하는 한여름 무더위를 뚫고 더욱 타율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소속팀 KIA의 성적도 김선빈의 타율 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IA는 1위 독주 체제를 굳힌 지 오래며 2위 두산, 3위 NC에 각각 7경기, 7.5경기 차로 앞서 있다. 추격자들과의 격차가 크다. KIA가 순탄하게 승수를 쌓아 조기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다면 김선빈은 팀 성적이나 경기 상황에 대한 부담을 던 채 더욱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 

김선빈에게서 4할타자의 향기가 솔솔 풍겨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김선빈이 조심해야 할 것은 부상이다. 그는 발목 부상으로 7월 말부터 8월초 사이 일주일 가까이 결장한 바 있다.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타격 페이스만 잘 유지한다면 김선빈은 KBO리그 역사에 굵은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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