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꿈꾸는 '따뜻한동행'
"봉사 통해 관계 돈독…애사심은 물론 만족도 높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장애인은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비장애인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듯이  장애인들도 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분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함께해주고, 기다려 주고, 응원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이광재 따뜻한동행 이사는 인터뷰 내내 "나보다는 '따뜻한동행' 이야기를 비중 있게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오른쪽이 이광재 이사./사진=따뜻한동행 제공


이광재 따뜻한동행 이사는 인터뷰 내내 "나보다는 '따뜻한동행' 이야기를 비중 있게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한미글로벌'과 '따뜻한동행'의 미담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미글로벌이 설립을 후원한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은 2010년에 설립됐다.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복지지원, 첨단보조기구지원, 일자리 창출 및 자원봉사 활동 지원과 국제개발협력 등을 실시하는 순수 비영리단체다. 

그는 "사회복지법인을 따로 만든 것은 한미글로벌의 사회공헌 활동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효율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좀 더 잘 돕자'하는 취지에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는 따뜻한동행이 한미글로벌 임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돕고 있지만, 우리를 통해 더 많은 기업·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글로벌과 따뜻한동행의 사회공헌 방식이 특별한 것 같다고 하자 이광재 이사는 "한미글로벌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회사 설립 때부터 직원들이 기부를 시작하고, 입사와 동시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글로벌이 창립한지 21주년 정도 됐고, 따뜻한동행이 만들어진지는 7년 정도 됐다"며 "따뜻한동행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10년 넘게 회사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미글로벌 직원들은 월급 중 1%를 '기부금'으로 내야 한다. 회사는 직원이 기부하는 금액의 2배를 더해 '따뜻한동행'에 후원한다. 

이 이사는 "한 직원이 1만원을 기부 하면, 회사에서 2만원을 더해 따뜻한동행에 총 3만원의 금액이 들어온다"며 "그 돈을 가지고 우리는 우리의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장애 없는 세상 만들기'"라며 "모든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을 구체화 시키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글로벌 직원들은 기부 뿐 아니라 매달 4시간씩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냐고 묻자 그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답했다.

그는 "전국에 약 40군데 정도에서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현장에 가보면 그곳에서 구성원들끼리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경험을 나누는 장이 펼쳐진다"며 "직원의 가족들도 참여하고,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 다 알고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부장님, 이사님, 과장님이지만 거기에서 만나면 봉사팀장이 대장이고 그 외에는 구성원이 돼서 허드렛일을 다 한다"며 "봉사를 통해 구성원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애사심도 깊어지기 때문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이것이 기업 문화로 정착돼 있다 보니 해외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현지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한미글로벌 해외 현장에도 봉사처가 개발돼 중국에서는 한글학교를 만들고, 베트남에서는 장애인 시설을 바꿔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미글로벌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그는 "'직원의 행복은 나눔 없이 발생할 수 없다'는 김종훈 이사장의 생각이 확고하다"며 "그것이 한미글로벌 문화에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1999년부터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어온 이광재 이사는 "사회복지를 하다 보면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봉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사진=이광재 이사 제공


1999년부터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어온 이광재 이사는 "사회복지를 하다 보면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봉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는 "사회복지사로서 도울 대상이 어르신일 수도 있고 장애인일 수도 있고 다 다른데, 따뜻한동행은 장애인들을 돕고 있다"며 "우리는 그 분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분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정도인데 도움을 받은 장애인 분들이나 수혜자 분들은 그것을 가지고 인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며 "그 분들의 부족한 욕구를 채워드렸더니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 대한 감동이 크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돕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앞으로도 '봉사'를 업으로 삼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다음은 이광재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미글로벌'은 국내1호 건설감리·컨설팅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그 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다. '사회공헌'을 자랑하는 기업은 많지만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후원한 한미글로벌의 방식은 좀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랑 부탁드린다.

"다른 기업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미글로벌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조금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회사가 설립 때부터 기부를 시작했고, 임직원들이 입사와 동시에 봉사활동을 시작한다는 것 때문인 것 같다. 한미글로벌이 창립한지 21주년 정도 됐는데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 만들어진지는 7년 정도 됐다. 따뜻한동행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십년 넘게 회사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법인을 만든 것도 한미글로벌의 사회공헌 활동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돕고 있는 장애인들을 좀 더 잘 돌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좀 더 잘 돕자하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또 중소규모의 작은 회사들은 그런 법인을 만들 수 없다. 인력도 없고. 그런 회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김종훈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다. 현재 한미글로벌 임직원의 사회공헌 활동도 돕고 있지만, 우리를 통해 다른 기업, 대학생들이 와서 봉사활동을 하고 네트워크를 만들고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뜻한동행'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회사에 입사하면 계약서를 쓴다. 한미글로벌에 입사하는 직원은 계약서에 월급 중 1%를 자동적으로 따뜻한동행에 후원하게 돼 있다. 연봉이 5000만원이면 50만원, 한달에 4만8000원씩 기부하는 것이다. 회사는 이 금액의 두배를 매칭해 준다. 예를 들어 A 직원이 만원씩 기부를 하면 회사에서 2만원을 매칭해 준다. 그렇게 되면 총 적립금은 3만원이다. 따뜻한동행에 3만원이라는 금액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 돈을 가지고 우리는 우리의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목표는 '장애 없는 세상 만들기'다. 모든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게 미션인데 그것을 위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

△월급을 기부하고, 매달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 신선하다. 직장생활 하며 매달 봉사할 시간까지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가?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5년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들의 통계에 의하면 응답한 기업 중 52.7%가 임직원의 50% 이상이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연간 활동 시간은 약 17시간이었다. 한미글로벌의 경우 같은 해 본사 구성원의 88%, 그리고 지방 현장에 있는 구성원들의 72%가 매주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매달 4시간씩 한다. 봉사 시간이 굉장히 많은 거다."

"나는 입사한지 얼마 안 돼 봉사활동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봉사활동 현장에 가보면 본인들끼리 소식을 전하고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된다. 직원의 가족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가족들끼리 서로 다 알고 지낸다. 회사에서는 부장님, 이사님, 과장님이지만 거기에서 만나면 봉사팀장이 대장이고 그 외에는 구성원이 돼서 허드렛일을 다 한다. 전국의 40군데 정도를 연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를 통해 구성원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애사심도 깊어지고,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이것이 기업 문화로 정착돼 있다 보니 해외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현지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미글로벌 해외 현장에도 봉사처가 개발돼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글학교 만들고, 베트남에서는 장애인 시설 바꿔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건설이라고 하면 딱딱한 아저씨들만 있을 것 같은데 봉사활동 현장에서 마음과 마음이 만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 있다. 내가 봐도 신기하다. 또 회사 차원에서도 주말에 봉사활동을 하면 대체휴가를 준다. 쉽지 않은 일임에도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구성원의 행복은 나눔 없이 발생할 수 없다는 김종훈 이사장의 생각이 확고하고, 그것이 한미글로벌 문화에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에서도 '복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 소외된 계층을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것과 기업이 행하는 ‘봉사’에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공감한다. 다만 '능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역할'의 차이라고 본다. 정부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충족시켜 줘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어르신, 아이들 모두 욕구가 다르다. 또 불특정 다수의 국민이 참여해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역할 분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기업은 직원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맨 파워를 알기 때문에 직원의 역량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효과적으로 매칭 해주니 시너지가 생기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하는 것이 맞고, 민간은 민간이 할 수 있는 일,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봉사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은 "도움을 주려고 찾아갔다가 되레 내가 더 받고 온다"이다. 이사님께서도 이 말에 공감하시는가?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지?

"충분히 공감이 된다.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사회복지를 하다 보면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 사회복지사로서 도울 대상이 어르신일 수도 있고 장애인일 수도 있고 다 다른데, 따뜻한동행은 장애인들을 돕고 있다. 우리는 그 분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분들이 필요한 것을 주고,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정도다. 그런데 도움을 받은 장애인 분들이나 수혜자 분들은 그것을 가지고 인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분들의 부족한 욕구를 채워드렸더니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 대한 감동이 크다." 

"지난 7월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3명의 강사를 초빙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더크로스 멤버였던 김혁건 씨, KT에서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김예솔 씨,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근무 중인 노선영 씨 등 장애 청년 작가들을 모셨다. 따뜻한동행은 이전에 이 분들에게 기립형 전동 휠체어를 선물로 드렸다. 기립형 전동휠체어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냐고 물어봤을 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답한다. 우리는 그저 좀 더 편리하게 움직이길 바라며 그것을 사드렸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은 것이다. 기립형 전동휠체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꿔냈다. 우리가 해준 것은 기립형 전동휠체어를 사준 것밖에 없다. 물론 고가의 제품이지만, 그것을 선물했을 뿐인데 이 친구는 더 큰 효과를 만들어냈고, 더 많은 장애인들을 이롭게 하고 있다." 

"노선영 씨는 청각장애인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얘긴데 이 분은 상대방이 말하는 입모양으로 소리를 익히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본인이 들을 수는 없지만 이날 본인의 말로 강연을 했다. 처음 이 분의 이야기를 듣는 분은 듣기 어려울 수 있지만, 얘기라는 것은 비언어적인 것으로 전달되는 게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줬다. 이 분도 따뜻한동행에서 운영하는 장애인리더아카데미에 참석했었다. 장애인을 리더로 키우는 것이 해당 아카데미의 목표다. 그 과정에서 선영씨가 본인의 꿈을 찾았다. '내가 장애를 갖고 있지만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책도 내고, 강연도 하게 됐다. 그 당시에 썼던 버킷리스트 거의 다 이뤘다고 한다." 

장애인은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비장애인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듯이  장애인들도 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분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함께해주고, 기다려 주고, 응원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사님께서 사회복지법인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돕는 것이 꿈이었다. 시골에서 어려운 분들을 만나거나 길에서 어려운 분들 보면서 내가 저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하루에 한 장씩 성경을 읽으며 기도 했다.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뭐 하면 살아야 되는지 응답을 기다리며 기도를 했는데, 학력고사 100일도 안 남았던 어느 날 성경 한 구절이 와 닿았다. '말세의 경건한 삶은 과부와 고아를 돌보는 삶’이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 구절이 내 삶을 바꿔 놓았다.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만 했는데 그때부터 이들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전공을 찾았다. 사회복지학이라는 학문도 그때 알게 됐다. 90년도 즈음이다. 사회복지학이 유명하지 않았을 때다. 그때 이 일을 평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갈등은 있었다. 사회복지를 하면 생활보호대상자 된다는 말도 있었고, 먹고 사는 문제, 결혼문제 등, 남자가 뭐 그런 일을 하냐부터 별의 별 얘기가 있었다. 고민이 많았지만 이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사회복지사를 택한 것을 후회한 적 없나? 지칠 때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그런 일이 많지는 않았다. 우스갯소리지만 사회복지사 부부는 수급자 된다는 말이 있다. 내가 사회복지사 부부다. 10년 전 쯤 자다가 깨서 창문 밖을 바라 봤는데,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복지사라는 길을 택하며 내가 가난하게 살 것이라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혼할 때도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둘러보니 TV도 있고 책도 많고 책꽂이도 있고 그랬다. 가지려고 하지 않았는데 많은 것이 내 주위에 있었다. 궁핍하게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껴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다. 물론 위기는 언제나 오기 마련이다. 열심히 일했음에도 나에 대해 오해하고 비난하는 과정을 피해갈 수 없다. 정말 '오해'이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겪으면 매우 힘들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길을 가겠다, 내가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고통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나니 괜찮아졌다. 우리 같은 직업인들은 전문가로서 진정성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가장 힘들 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을 때, 한정된 자원으로 이 사람을 채워줄 수 없을 때 가장 힘들다."

△언제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가?

"상을 한번 받았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의 최초 수상자가 됐다. 필란트로피라는 게 박애, 자선 이런 것인데 분야별로 해당 과업을 잘 수행하고 있고 숨은 영웅을 찾아서 상을 주는 것이다. 유명하지 않은 단체에서 숨어서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해주는 게 상의 취지다. 나는 베스트 펀드레인저, 모금전문가 상을 받았다. 100개의 비영리단체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상금도 없는 그런 시상식이지만 나에겐 소중한 경험이다."

"99년도에 이 일을 처음 시작 했다. 그때부터 모금하는 일들을 하면서 조직 전체를 관할하는 사람이 됐다. 상을 받은 게 약 4년 전이다. 나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모를 텐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후보로 추천해줬다.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상금이 있거나 이것 때문에 인생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내가 숨은 가치를 잘 지켜왔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조금 지쳐 있었던 시기였다. '내가 잘 살아 왔나' 이런 물음이 내 안에 많이 있었는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 상 받은 일이 감사한 일 중 하나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