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친박실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17일 사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금융권 내 대표적 친박계 인사로 분류됐던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친박'계 금융기관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이사장의 이번 퇴임을 시작으로 친박계 금융기관장들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지난 17일 임원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어 "다만 거래소 이사장 직책이 우리 자본시장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임을 감안해 업무공백을 최소화를 위해 새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금융권의 대표적 '친박'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권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임기완주'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려왔다.

정 이사장은 지난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그는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지난 6월에는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이 관련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이사장을 고발했다. 현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서 수사 중이다.

한편 금융권에선 정 이사장의 이번 퇴임을 신호탄으로 친박 인사로 분류된 금융기관장들의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금융기관장들이 전 정부에서 선임됐다. 따라서 현 정부의 기조와 맞지 않을 경우 임기가 남았더라도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과 함께 금융권 친박계 인사로 손꼽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조만간 거취를 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캠프에서 금융인 모임을 주도했다. 같은 해 11월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와 함께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과 수협은행장,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이 현재 공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