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을 정계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원하는 대로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의 일에 대한 정열과 책임감·판단력은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이날 출간한 회고록에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기대도 접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고 탄핵 사태까지 진전되는 상황을 보며 그의 실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같이 기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 더 이상 대통령직에 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해야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정국의 방향을 바꾸고 국가운영을 좌우하는 돌발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예외적이고 일시적이어야 한다"며 "집단 의사표출이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일상화되거나 정치수단으로 활용되면 헌법적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고 비판했다.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회고록 1·2/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사퇴 압박을 가한 것에 대해서는 "소신을 지키고자 한 것이 왜 배신자인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을 정계에 입문시킨 사람이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1997년 12월 2일 비공개로 만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입당 의사를 표명했고,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응낙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의 첫인상에 대해 "차분하고 침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부모님이 모두 비명에 가신 참담한 일을 겪었는데도 어두운 이미지는 전혀 없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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