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PC '현저한 무역적자의 요인', 대한 무역에 무게
결국 재협상 수순 들어갈 전망…무관세 원칙 폐지되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개최되며 한국과 미국의 FTA개정협상이 본격 시작됐다.

이에 FTA의 영향에 민감한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주요 무역적자 종목으로 해당 산업을 지목하고 개선을 위해 즉각적인 개정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자동차와 철강 산업분야의 방향성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가 개최되며 한국과 미국의 FTA개정협상이 본격화가 예고됐다. 이에 FTA의 영향에 민감한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주요 무역적자 종목으로 해당 산업을 지목하고 개선을 위해 즉각적인 개정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자동차와 철강분야의 방향성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양국정부는 이날 서울에서 한·미 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를 개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12일 우리 정부에 한·미 FTA 개정을 위한 협상을 위한 특별회기 개최를 요청했으며, 우리 정부도 같은 달 24일 이에 동의했다. 이번 회기에서는 FTA 재협상 개시 여부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FTA 공동위원회 개최가 재협상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FTA개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실적인 재협상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한·미 정상회담까지 그동안 줄곧 한·미 FTA 재협상을 시사해 온 만큼 한시라도 빨리 개정 논의를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 USTR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 측의 입장과 함께 미국자동차산업정책위원회(AAPC)도 지난 5월 '현저한 무역적자의 요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산업 부문에 ‘대한 무역적자’를 깊이 있게 다루며 문제 삼고 있다. 

AAPC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FCA(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로 구성된 단체다. 

또 한·미 FTA 재협상이 거론되자 지난달 멧 블런트 AAPC 회장은 "한미FTA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술장벽과 통화정책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가 미국 제조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자국의 자동차들이 경쟁력을 갖고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AAPC의 주장이고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 재협상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지난 2012년 FTA 발효 이후 지난 5년간 양국간 교역·투자·고용 등에서의 성과와 효과에 대한 공동의 조사·연구·평가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공동위원회 의제 설정부터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위원회가 개최되며 FTA의 영향이 큰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쌍방무역인 자동차와 달리 사실상 일방적인 미국 수출이 주를 이루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국내철강업체들이 미국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사진=한국철강협회 제공


한·미 FTA 개정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로 향후 파급효과에 대한 업계의 긴장감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무관세 원칙이 폐지되면서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자동차는 미국 정부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54억9000만달러(약 17조6800억원)로 우리의 미국차 수입액(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동차의 수출 증가는 경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다른 국가에서도 수입을 늘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FTA로 인해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철강도 FTA 재협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무관세가 폐지되고 관세가 불활하면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미 무관세를 시행해 오면서도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등을 부과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관세가 부가되면 대미수출에 큰 어려움으로 적용될 전망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산업의 수출 손실이 최대 1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수록 현대·기아차가 가장 큰 표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하지만 FTA 이후 국내로 유입된 미국산 자동차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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