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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라이프] "꽃으로라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가혹한 아동학대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과 예방책은
승인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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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8-22 13: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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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백지현 기자]
   
▲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회장.
'원영이 사건' '소금밥' '칠곡 계모사건'…

사회적 관심에도 가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내연녀의 5살배기 아들 A군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내연남 이모씨(27)와 이를 방임한 친엄마 최모씨(35)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최씨가 일을 나간 저녁시간을 틈타 A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이씨의 폭행으로 A군은 두개골과 팔다리가 골절됐고, 한쪽 고환이 손상돼 제거수술을 받았다. 안면골절 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돼 왼쪽 눈은 실명됐다.

'잠을 자지 않아서' '귀찮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A군을 처음 살펴본 의료진은 "A군의 몸에서 피 냄새가 진동했다"며 "그동안 만났던 아이들 중 가장 안타깝고, 원영이사건 다음으로 정말 심각한 외상이 있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가진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아동학대가 주로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아동학대를 행하는 부모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989년 보건복지부와 유니셰프의 지원으로 설립된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는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법 제정에 앞장서는 한편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 아동학대 예방과 치료 등에 기여하고 있다. 협회 수장인 김 회장은 이 분야에 평생을 헌신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 사진제공=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그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라며 "아동학대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부모의 기질적 특성과 환경, 부모의 분노나 스트레스 등 부모와 자녀 간의 부적절한 상호작용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엄격한 훈육을 강조하며 훈육과 체벌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은 아동학대와 폭력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했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폭력' 또는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해 이뤄지는 '유기와 방임'으로 분류된다. 특히 유기와 방임은 아동에게 필요한 의식주를 포함한 의무교육과 의료적 조치를 적절히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영유아 학대사례에서 많이 발견되며, 심하면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치명적이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거나 '자식을 사랑하면 매로 길러야 한다'는 그릇된 양육방법이나 폭력이 일반적으로 널리 수용되는 문화권에서 성장한 부모들이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되기 쉬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회장은 "아동학대를 하는 부모를 말리면 '내 자식 내가 때리는데 왜 간섭하느냐'고 역정을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며 "이는 자녀가 부모의 소유라는 유교문화권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리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나 폭력을 받은 경험을 가진 성인은 자녀를 학대하고 배우자를 폭행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며 "세대로 이어지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시급한 아동학대예방 대책"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동의 성장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에도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 회장은 "일반적으로 아동의 성장발달 속도나 행동특성은 조금씩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며 "그러나 아동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무지한 부모들은 아동의 공통적 특성을 자기 자녀만의 행동문제로 오해해 강제로 통제하려 하고, 심한 경우 폭력을 휘두르거나 학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지자체나 시설 등에서 마련하는 것도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이다. 유교적 문화가 깊이 자리한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가정에서 일어난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치부'로 여긴다. 따라서 가정에서 폭력이나 학대가 발생하더라도 상담이나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가정사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나라는 상담은 물론 신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것과 캠페인 활동을 통해 이 같은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꽃으로라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다. 아이는 굳지 않는 시멘트와 같아서 그 위에 무엇이 떨어지든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한 가정이 일어서기 위해서는 자녀들이 잘 돼야 하 듯, 한 국가가 융성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어린이들이 맑고, 밝고, 반듯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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