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살충제 달걀' 파동과 관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2일 최근 자신이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질책받았던 일에 대해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발언해 상임위 소속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류 처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 질의에 답하던 중 최근 이 총리로부터 질책받았던 일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식약처장이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했는데, 짜증이 아니라 질책한 것 아니냐"며 "성실하고 정중하게 신중을 기해서 답변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류 식약처장이 업무 파악이 안 되고 분간을 못해 국민의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으면서도 답변 태도가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류 식약처장은 이에 "죄송하다"면서도 "짜증과 질책은 같은 부분이다. 약간 억울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17일 국정현안점검조정 회의에서 류 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류 처장에게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할 수도 있다"며 "제대로 답변 못할거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지 말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류 식약처장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펼쳤고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이같은 공세를 방관하거나 류 식약처장의 업무 파악이 부족해보인다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사진=미디어펜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 식약처장이 임명 당시 국민 건강을 책임질 사람으로 소개됐지만, 자기 입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했다"며 "코드 인사로 자질 없는 사람을 식약처장에 앉히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류 식약처장에 대해 "무경험, 무자질, 무인격의 예견된 인사 참사"라며 "책임지고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말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이낙연 총리가 '식약처장이 업무 파악을 못하면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결단을 내린 말씀을 하셨는데, 총리로부터 (거취에 대한) 지침을 받거나 사퇴를 요구받은 일이 있느냐"며 "겸손하게 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든지, 대통령과 총리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자진 사퇴의 결단을 고민하겠다는 칼칼한 얘기를 하라"고 말했다.

이에 류 식약처장이 "일부 와전돼 보도된 것도 있다"며 "지난 15일부터 식약처 전 직원이 사태 수습을 위해 충실히 업무 수행을 해왔다. 식약처가 오락가락한다고 하는 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반론하자 의원들은 거세게 비판했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류 처장은 업무 파악이 안 되고 분간을 못해 국민의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으면서도, 답변 태도가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통 단계에서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곳이 몇 군데인가"라는 질문에 류 식약처장이 즉각 대답하지 못하자 "아직도 업무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 장관과 처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이번 파동을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위는 반드시 부처 내에서 원인을 규명해 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대다수 국민이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아무리 친환경 검증을 받은 달걀이라도 구매하기 상당히 꺼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문제의 발단이 식약처장의 지난 10일('피프로닐'이 검출된 달걀이 없다는) 발표 내용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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