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롯데전서 유니폼에 로진 가루 묻히고 볼 문질러, 명백한 규칙 위반
[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배영수(36)가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였다.

배영수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 성공하며 2-1로 앞선 가운데 물러났지만 이후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 한화 베테랑 투수 배영수가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그런데 경기 도중 배영수가 자신의 유니폼 허벅지에 로진백 가루를 묻힌 뒤 볼을 문지르는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명백한 규칙 위반이었지만, 심판진도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고, 잘 몰랐는지 롯데 측도 아무런 반응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 장면에 대해 부정 투구임을 지적했고, 야구팬들 사이에 크게 논란이 일었다. 

22일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배영수의 당시 행위가 가 규정 위반에 따른 부정 투구라는 입장을 밝혔다. KBO 측은 "심판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부정투구가 맞다. 당시 심판진이 그 부분을 놓쳤다. 재발하게 된다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야구 규칙 8조 2항에 부정 투구와 관련된 조항이 있다. ▶볼에 이물질을 붙이는 것 ▶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어떤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 등을 금지하고 있다.

즉 배영수는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심판원은 이런 부정 투구에 대해서는 '투구에 대하여 볼을 선언하고 투수에게 경고하고, 그 이유를 방송한다. 한 투수가 같은 경기에서 또 다시 반복하였을 경우 그 투수를 퇴장시킨다'는 규정을 적용해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

배영수는 왜 규칙을 어기고 부정투구를 했을까.

일단, 부정투구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랬다면 심각한 일이다. 베테랑 투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모범적이어야 할텐데, 규칙을 고의로 어겼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배영수는 무의식적으로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경기장에는 비가 내렸고, 땅에 둔 로진백이 젖어 효과가 없을 수 있었다. 배영수는 임시방편으로 유니폼에 로진 가루를 묻혀 볼을 문지름으로써 손의 미끄럼을 방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깜빡했거나 모르고 그랬다고 하더라도 배영수니까 창피한 일이다. 배영수는 프로 16년차에 134승을 거둔 현역 최다승 투수다. 이렇게 오랜 기간 마운드에 서며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가 부정투구 규칙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변명하기도 참 난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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