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과 중국이 오는 24일 수교 25주년을 맞이하지만 증시에서 중국 관련 종목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 관련주가 입은 타격은 증시 전체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상당히 크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련주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나타나는 지속적 현상이라 업계 안팎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지난 3월 중국 안후이성 롯데마트 출입문에 안후이 소방국 명의의 출입금지문이 부착되는 사진이 웨이보에 게시된 모습 /사진=웨이보


대표적인 중국 관련 소비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 흐름을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작년 7월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 선언한 이후 약 1년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거의 40% 정도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라네즈, 마몽드 등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브랜드였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관광객 내한이 급감하면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약 20%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의 시장대비 수익률은 –60%에 육박한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2050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57.8% 떨어진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부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 이슈가 완화되기 전까지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면세점 관련주들도 피해를 많이 입었다. 호텔신라 시내 면세점과 공항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4% 줄었다. 카지노 종목인 파라다이스, GKL 등도 전년 대비 매출액이 각각 26.0%, 14.9% 줄어들었다.

한국 내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중국 내 한국 사업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거의 반토막(49.0%)나 873억원에 그쳤다. 이는 한국 내 롯데백화점 매출 감소는 물론 중국 현지에서 롯데마트가 ‘영업정지’를 당한 여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역시 중국에서 제품 주문 정지와 반품, 매대 철수 등으로 곤혹을 치르며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대비 48% 쪼그라들었다.

수교 25주년이 무색하게도 경제 냉각기가 이어지면서 양국관계 또한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아직도 기업들이 정부의 직접적인 지배 하에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드 사태에서 잘 드러났다”면서 “정치 이슈가 경제 문제에 상식 밖의 커다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나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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