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제주·티웨이 '검토중'
2005년 이후 12년만에 설립 기대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조종사 공제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LCC 출범 이후 12년만에 특수직군에 해당하는 조종사를 위한 공제회 가입 추진 및 지원을 통해 조종사들의 복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등 주요 LCC들은 최근 민간조종사협회(협회)로부터 조종사 공제회 설립에 대한 요청을 받고 현재 검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조종사 공제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내 청사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는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조종사협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저비용항공사 조종사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만큼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종사협회는 지난달 21일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 면담을 갖고 이같은 취지의 공제회 설립안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업체에 제안했고, 이스타항공이 가장 먼저 참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2일 저비용항공업계 최초로 민간조종사협회와 공제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소속 조종사들의 공제회비(5만원) 중 40%(2만원)를 지원하며 조종사 회원의 항공자격증명 상실 또는 사망 시 공제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직업안정성을 위한 상조회 성격”이라며 “다음달 공식 가입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종사협회는 이스타를 비롯한 제주항공, 티웨이 등 대부분의 LCC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받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공제회 설립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티웨이항공은 “조종사 복지 혜택 강화를 위해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중심의 공제회 설립, 운영 사례는 있지만 저비용항공업계 조종사들을 위한 공제회는 없었다. 이 때문에 조종사들이 운항 중 사망이나 사고로 인한 화이트카드 상실로 인한 경제력을 보장받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지난 2005년 LCC 출범 이후 12년여만에 공제회 설립 추진을 두고 저비용항공사의 조종사 복지 수준이 대형항공사 수준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설립되는 저비용항공사 공제회는 대형항공사 A사 공제회를 모델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공제회비 5만원으로 공제회에 가입한 조종사들에게는 사망 혹은 사고 시에 경제적 보상이 지원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조종사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지원이 이뤄진다.

A사 공제회의 경우 운항승무원이 질병이나 장애로 신체검사증명서를 상실하고 회사로부터 재발급이 인정되지 않을시 1억5000여만원을 지급해주고 정직기간이나 항공업무 정지기간에도 소정의 위로금을 주고 있다. 회사로부터 해고를 받은 경우에도 일시금 3000만원을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형항공사 B사도 월회비 8만원대를 기준으로 조종사 사망시 월회비 2000배 지급, 비행과실로 인한 해직시에도 월회비 700배 등 보상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항공사 대비 근무 강도가 높은 반면 임금은 터무니 없이 낮은 저비용항공업계 조종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던 게 사실”이라며 “저비용항공업계 조종사에 대한 고용 보장과 경제적 지원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조종사협회는 지난달 21일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 면담을 갖고 공제회 설립안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 업체에 제안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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