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투자지원, 인력확보 용이...강원서 제주강정마을까지 공장짓게 하자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베트남 갤럭시폰 내년 연 2.5억대 생산

현대,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의 해외 공장 건설,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타이응웬성 옌빈공단에 28만 4000㎡(약 8만평)규모의 전자부품 생산 법인이 2014년 말이면 완공된다.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거점 전략기지로 부각되면서 삼성 계열사들도 연이어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5년부터는 연간 2억 5000만 대의 삼성 휴대폰이 생산될 예정이어서 전 세계 삼성 휴대폰의 절반은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nam)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간 한국엔 설비공장을 짓지 않았던 현대·기아차는 10조 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체코 등 생산공장을 차례차례 건설했다. 2002년 베이징 현대자동차 공장은 포화상태가 이르러 4개 공장을 중국 충칭에 추가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6년이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현대자동차가 연간 135만 대 생산되어 현대차 총 생산 740만 대 중 20% 가까운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만들면 즉시 현지에서 다 팔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가지고 있다. 

   
▲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이 최근 중국 충칭시 쑨정차이 서기와 만나 자동차 공장건설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도 10조투자, 미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생산공장 건설

이처럼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인력 확보가 쉽고 지원 인프라가 월등하며 시장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쉽게 생산해서 많이 팔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늘 고민하는 영리추구의 해답이다. 그런데 여기서 절망적인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저성장을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청년 취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농촌에 가서 농사 지어 볼래? 중소기업에 가서 산업 역꾼이 되어 볼래? 하면 아마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나이를 불문하고 주먹부터 날리던지 "어찌 나에게 막말을 할 수 있냐"고 쌍욕을 할 것이다. 청년들은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 정년 보장이 확실한 공무원,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3일에 삼성 채용시험인 SSAT에 10만 명이 몰려 전국 85개 고사장에서 취업을 첫 관문을 통과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심지어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에서까지도 시험장이 마련되어 글로벌 청년들까지도 시험을 쳤다. 수학능력시험 60만 명, 9급 공무원 20만 명 이어 세 번째로 빅(Bic) 시험인 SSAT의 응시 규모를 보면 얼마나 삼성이 청년들에게는 희망인지 보여주는 대목일 것이다.

젊은이들,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만 선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쓴 경영학의 대가라고 하는 짐 콜린스 교수가 위대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함께 일할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현실은 자국 청년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공급에 비해 수요를 맞추기 어렵게 되었다. 일할 사람을 찾아 일을 시킬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 근로자들의 월급이 우리 돈으로 40만원이라고 한다. 귀족노조들 월급의 10분의 1이라고 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수준에 비한다면 4분의 1 수준이다. 차 한 대 만드는 시간은 한국은 28시간이지만 중국은 17시간으로 무려 11시간 차이가 나고 있다. 월급에 비해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 베트남이 내년부턴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량의 절반인 2억5000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도 그동안 10조원을 투자해 중국 미국 러시아 등에 생산공장을 잇따라 지었다. 미국과 일본등은 자국기업 유턴정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어정책은 거의 성과가 없다. 기업하기 좋은 천국을 조성해야만 대기업들의 공장이 늘어나고, 외국기업들도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S5 신제품.

차한대 생산시간 한국 28시간, 중국 17시간

해외에 나간 자국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오바마행정부, 일본 아베총리 정부을 보면 기업의 해외 탈출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국회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통해 이 난국을 해결해 보이지만 전혀 성과는 없다. 
 

어떻게 하면 저성장 그늘에서 벗어날까 담론만 제시하기보다는 굴뚝 있는 공장이 강원도 오지부터 제주도 강정마을까지 밤새 돌아가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때문에 외국기업까지 서로 공장 짓겠다고 아우성치도록 만들면 될 것이다. 그 때 가서도 남 탓하고 보편적 복지 정책이 확립되지 않아 삶이 팍팍하다고 한탄하는 게으른 청년들도 가난의 원인이 부자 때문이라고 외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