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로 '집토끼' 이탈 차단에 안간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뱅크의 폭발적인 반응에 ‘콧대 높던’ 시중은행들도 최근 몸을 바짝 낮추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로 ‘고객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집토끼’ 이탈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공세에 맞서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인하상품을 내놓는가하면 카카오뱅크의 주력 서비스인 해외송금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출범 한 달을 맞이한 카카오뱅크의 계좌수는 300만좌에 육박한다. 예적금과 대출을 합친 여수신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3일 오후 4시 기준 계좌 개설 고객은 291만명, 체크카드 발급 신청 204만건으로 집계됐다. 수신액 1조8000억원, 대출금 잔액 1조2900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초반 흥행돌풍은 복잡한 가입절차를 없애고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데 있다. 기존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10분의 1수준의 파격적인 송금수수료를 책정하면서 카카오뱅크로 갈아타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공세에 맞서 시중은행도 기존 우량 고객들의 변심을 막기 위한 상품을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주거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최대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KB 주거래고객 우대대출’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소득증명서 없이도 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KB 리브 간편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공무원, 교사 등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해 주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모바일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의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기존 직장인 대출 한도를 5000만원에서 2배 수준인 1억원으로 늘렸다.

또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강점인 해외송금 서비스에 맞서기 위해 해외 송금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한편 수수료 인하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기존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하는 데는 인터넷은행의 흥행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출범 보름만의 결정으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실탄이 확보되면 카카오뱅크는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