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후반기 들어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다. 만약 이런 가정을 해보면 어떨까. 손아섭이 없었다면?

손아섭(29)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손아섭은 27일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시즌 20홈런을 채웠다. 이미 22도루를 기록하고 있던 그는 생애 처음이자 올 시즌 버다니다(KIA 타이거즈)에 이어 두번째로 20-20을 달성했다.

손아섭이 20-20 클럽에 가입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개인적으로 첫 영광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롯데 구단에서도 2015년 짐 아두치, 2016년 황재균에 이어 손아섭이 세 번째일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

   
▲ 손아섭이 20(홈런)-20(도루)을 달성하는 맹활약으로 롯데의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단순히 손아섭의 개인적인 성적이 좋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손아섭은 꼭 홈런과 도루가 아니더라도 야구만 생각하는 진지한 태도와 타석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중력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20홈런을 달성해 장타력도 과시하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도루 시도로 롯데의 기동력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손아섭의 이런 더욱 화끈해진 활약이 롯데의 후반기 대반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손아섭은 지난 20일 한화전부터 27일 넥센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그 가운데 멀티히트도 5번이나 기록했다. 최근 4경기에서는 연속해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이 기간 롯데는 6승1패를 기록했다. 6연승을 달리다 27일 넥센에 8-9로 패하며 아쉽게 연승을 마감하긴 했지만, 이 경기에서도 롯데는 2-9로 뒤지던 경기를 한 점 차까지 따라붙는 무서운 저력을 발휘했다. 이런 맹추격전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7회말 터져나온 손아섭의 3점포였다.

손아섭의 매서운 방망이를 앞세워 롯데는 전반기 7위였던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려 멀리만 보였던 '가을야구'에 다가서 있다.

앞으로도 롯데는 2.5게임차 5위 넥센, 3게임차 6위 SK, 3.5게임차 7위 LG와 5강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손아섭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팀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워낙 꾸준한 선수이기에 주위에서 손아섭만큼은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손아섭은 28일 현재 타율 3할4푼4리, 20홈런, 71타점, 100득점, 167안타를 기록중이다. 타율은 8위지만 득점과 최다안타 부문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단순한 계산상으로 시즌 199안타를 칠 수 있어 200안타도 노려볼 만하다.

손아섭은 늘 "개인기록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팀을 위해 열심히 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도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손아섭이 있기에 롯데는 역대급 반전의 시즌을 만들어가면서 5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손아섭 없는 롯데?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손아섭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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