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참여자치연구원 박경귀 원장…중도금 납입 무이자 유예·TF 구성 제안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최근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보수 문제로 집단민원이 제기된 풍기동 이지더원 사태에 대해  아산참여자치연구원 박경귀 원장이 시공사와 아산시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며 해법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원장은 이번 사태를 아바사(아산을 바꾸는 사람들)의 12번째 개선과제로 선정하고 5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27일 풍기동 소재 이지더원 1차 아파트를 답사하고 입주예정자들과 면담한 박 원장은 "일부 가구의 심각한 부실시공과 아산시의 임시사용승인을 성토하는 입주자와 입주예정자들의 분노와 한숨 소리가 크다. 하지만 아직도 사태의 본질과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 못하는 시공사와 아산시 관계자들의 행태가 우려스럽다"며 시공사와 아산시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박 원장은 입주예정자들이 제공한 부실시공 사례 사진을 공개하며 "개별 세대의 벽면 균열, 천정 및 벽면, 바닥 누수, 내장재 부실시공 및 누수로 인한 벽면 곰팡이 발생이 대표적인 하자다. 공동사용 구역에서는 주차장 천정 및 벽면 누수, 벽면 균열, 계단 파손, 비상계단 난간 흔들림 현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가구에서는 입주 자체를 할 수 없을 만큼 하자가 심각하다. 그런데도 시공사와 아산시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 시공사는 부실시공 인정에 소극적이며 아산시는 시공사가 알아서 할 일이고 자신들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곰팡이가 발생한 아파트 실내 벽지를 걷어내고 벽면을 부순 후 본 내부의 모습. 안벽에 곰팡이가 발생한 상태다. /사진=아바사 제공

박 원장은 "아산시는 시공사에 대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행정지도 및 감독을 할 권한을 갖고 있다. 어떤 조치할 권한이 전혀 없다는 시장의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 권한 이전에 의지의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5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박 원장은 "복기왕 시장이 시공사와 아산시의 유착의혹을 일축하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만큼, 아산시의회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 규정에 따라 '이지더원아파트 임시사용승인관련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이번 문제가 된 임시사용승인이 적법한 과정에 따라 진행되었는지 투명하게 행정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두 번째로 "현재 입주자들에게 10월 31일까지 입주완료토록 통보되어 있으나,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일부 가구는 완전하게 보수되기 전에는 사실상 입주하기 어렵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하자로 인하여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은 만큼 시공사는 해당 가구에 대해 입주완료일을 연장하고, 최소한의 보상책으로 분양대금 분할납입기간을 6개월 정도 무이자로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세 번째로 "입주예정자 대표와 시공사 관계자, 시 관계자, 건축물 시공 외부 전문가 등으로 '하자보수모니터단'을 구성하여, 하자보수 전 과정을 공동으로 입회, 점검하고, 개별 가구주의 최종 확인을 받은 후에 하자보수 완료를 확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네 번째로 "시공사는 모든 하자를 임시방편 조치가 아닌 근본적인 보수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추진하기 바란다. 예를 들어 실내 벽면에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 단순히 겉면의 벽지를 교체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벽지 밑의 석고보드와 보온재, 스티로폼 등 내장재의 교체는 물론 콘크리트 안쪽 벽면의 방수처리 등 근본적으로 하자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섯 번째로 "아산시와 시공사는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태가 완전하게 해결될 때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라. 이를 위해 입주자 대표, 시공사 대표, 아산시 관계공무원이 주기적으로 만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임시대책기구(TF)를 구성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풍기동 이지더원 1차 아파트는 아산시 풍기동 202일대에 지하 2층 지상 23층 1120가구의 대단지로 신축되었고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 건설은 (주)라인산업이 시공사이며 시행사는 (주)이지아산산업이다.

최근 여러 차례 비로 인해 누수와 균열 등 각종 부실시공이 드러나 집단 민원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5일 아산시를 항의 방문했던 입주예정자 150여명은 복기왕 아산시장과의 간담에서 시장의 미온적 태도와 무책임한 발언에 격앙된 상태로 향후 아산시와 시공사의 대처가 주목된다.

   
▲ 풍기동 이지더원 1차 아파트 전경. /사진=아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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