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新부동산지도②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서울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대급 초강력이라는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고,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도 팔리지 않은채 쌓여가고 있다. 일선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8·2대책이 발표된지 3주…서울 주택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5개 권역별로 긴급 점검해본다.[편집자주]

[8.2대책 新부동산지도②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28일 찾은 서울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온도 차를 보이고 있었다.

마포구는 직주근접 인기 단지들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었고, 은평구는 거래 절벽을 호소하는 반면 서대문구는 거래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마포와 서대문은 상승 전환했고, 은평구는 보합세를 이어갔다.

   
▲ 서울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공덕3차' 전경.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중복지정 마포구…"그래도 될 곳은 된다"

마포는 8‧2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곳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큰 변화는 없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대책 발표 이후 마포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감소하며 보합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직주근접 신규 분양단지에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등 실수요가 중심의 매수세가 여전히 있다는게 한국감정원의 분석이다.

최근 마포에서는 '공덕 SK리더스뷰'가 분양에 나섰다. 8‧2대책으로 중도금 집단대출이 분양가의 60%에서 40%로 줄었고 분양가가 최저 7억원대로 '서민·실수요자'(6억원 이하 주택 구매 시 해당)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 완화도 적용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17일 청약접수 결과, 1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739명이 몰리며 평균 34.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모두 새 주인을 찾았다.

마포구 공덕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공덕역 바로 앞에 위치한 탁월한 입지가 실수요자들을 움직인 것”이라며 “대책 발표 전 6억8800만원에 거래됐던 래미안공덕3차 59㎡도 최근 7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오는 등 인기 단지들은 대책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시세 조사를 보면, 래미안3차 5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서 현재 8월21일 기준 7억500만원으로 올랐다.

공덕동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29일 기준) 공덕동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8건으로 지난달(57건)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고, 마포구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 또한 7월 514건에서 8월 443건으로 줄었다.

공덕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 충격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온 공덕이지만 거래는 확실히 감소했고 가격도 곧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마포구 내 다른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거래절벽 호소하는 은평구…9월 지표에 반영될 듯

은평구 일대도 8‧2대책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매매 거래량은 321건으로 6월(332건), 7월(351)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일제히 거래 절벽을 호소하고 있었다.

은평구 불광동 114부동산 대표는 “매물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다보니 지표상으로는 매매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라며 “매매 거래량도 밀렸던 신고가 뒤늦게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경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평구 불광동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 중인 북한산 힐스테이트7차 59㎡는 5억750만원으로 전달 시세와 같았고, 불광롯데캐슬 59㎡는 지난달(4억4000만원)보다 상승한 4억9000만원을 기록했지만 두 단지 모두 최근 거래 자체가 없었다.

그는 이어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눈치 보기 급급하다”며 “보유세 등 추가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자칫 침체된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 신촌' 전경.

▲한숨 돌린 서대문구 일대…매수 심리 살아나나

서대문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8‧2대책 발표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소폭(0.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투기지역에서는 제외되며 주택 구매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대문구 홍제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대문 역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조용히 급매를 기다리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서대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7월 532건에서 8월 422건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대문구 북아현동은 7월 173건에서 8월 49건으로 대폭 감소하며 눈길을 끌었다.

북아현동 거성부동산 대표는 “북아현동의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e편한세상 신촌' 2010가구가 입주했기 때문이지 8‧2대책의 후폭풍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서대문 부동산 시장은)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래 절벽까지도 아닌 만큼, 10월 이후부터는 눈치를 보던 다주택자들도 하나 둘 물건들을 내놓을 것 같고 거래도 이뤄지기 시작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