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법적 대응 없다"...3D 낸드플래시 기술개발·생산 주력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반도체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인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과 단독 협상을 승인한 가운데 SK그룹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도시바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WD를 중심으로 한 '신 미·일 연합'과의 단독 협상을 승인한 뒤 다음달께엔 본 협상을 체결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어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출자 방식 등 세부사항을 조율해 9월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반도체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인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과 단독 협상을 승인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이로써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반도체사업(도시바메모리)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도시바는 채권단 압박으로 오는 31일 미일 컨소시엄과 최종 매각계약을 맺을 예정이었지만,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웨스턴디지털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했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도시바 인수전 승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불과 두 달 여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도시바는 WD의 출자비율 등에 남아 있는 쟁점에 대해서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규모는 2조엔(약 20조원)이며 WD는 이 중 1500억엔을 부담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당장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지만, 도시바 공식 입장이 나오면 베인캐피털과 함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베인캐피털은 최근 일본 민관 공동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에 유감을 표시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측은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꾸면서 한미일 컨소시엄 측에 이를 사전 통지하지 않은 점과 더불어, 기존 협상 정보를 웨스턴디지털과 협상에 사용하는 등 비밀유지협약(NDA)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최대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WD 15.5%, SK하이닉스 11.4%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합병처럼 반도체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꼭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SK하이닉스는 연말 이후 3D 낸드플래시 부분에 기술개발과 생산을 늘려나가고 있는만큼 도시바 인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