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캐인 '하비' 사태로 연방재난관리청 예산 삭감에 난항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과 재난 구호 중 어느 쪽에 예산을 투입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디펜던트는 30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이 당초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FEMA(연방재난관리청) 예산을 일부 삭감할 예정이었지만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 휴스턴 지역에 재난 피해자들이 발생하면서 실행 여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FEMA 예산 중 6억 달러를 삭감하라며 내년도 예산에 국경 장벽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정부를 '셧다운'하겠다고 위협했지만,  대재난이 발생하면서 휴스턴 지역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장벽 건설을 위해 차기 회계연도 FEMA 예산 중 8억7600만 달러를 삭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멕시코 방면 국경 장벽 건설 소요 비용의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 공화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과 재난 구호 중 어느 쪽에 예산을 투입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트럼프 대통령 페이스북


그러나 허리케인 '하비'로 상황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제니퍼 힝 하원 세출위 대변인은 이날 "올여름 초 법안이 마련될 당시와 상황이 대폭 달라졌다"며 " 위원회가 현재 상황을 고려해 사안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록 롱 FEMA 청장은 "'하비' 사태로 약 45만 명이 재해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FEMA는 기록적인 이번 재해 복구를 위해 향후 수 년간 텍사스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FEMA가 보유한 재난구호 예산은 23억 달러로, 이는 텍사스 현지 구호 수요에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번 구호예산 증액은 의회의 승인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대형 폭풍 '샌디'가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북부를 강타한 지난 2012년 다수의 공화당 의원이 피해 지원법안에 반대, 의회 승인 과정에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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