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란 잡았다면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확정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차려진 밥상을 걷어찼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됐다.

한국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승점 14점이 된 한국은 조 2위를 지켰지만 아쉬움 가득 남긴 경기였다.

같은 시각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에 0-1로 패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12점에 머물렀고, 카타르를 꺾은 시리아와 승점이 같아져 골득실에서 밀리며 4위로 떨어졌다.

   
▲ 한국이 이란과의 2018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한 골만 넣고 이겼어도 승점 16점이 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 10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행 확정이었다. 6만 이상의 홈관중 앞에서 폼나게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자축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란은 후반 8분만에 미드필더 메자톨라히가 퇴장 당했다. 한국은 후반 대부분의 시간을 11 대 10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전혀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이란의 적극적인 수비에 막혀 골문 근처에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유효슈팅 0개. 한국이 이란 골문을 열 수 없었던 이유다.

전반 초반 결정적인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의 슛이 빗나가고, 장현수의 문전 헤딩이 옆으로 비껴간 외에는 이렇다 할 찬스를 엮어내지 못한 한국이다. 후반에도 비슷한 양상의 답답한 공격이 계속됐는데도, 수적 우위를 확보했는데도 별다른 작전 변경도 없었다.

선수 교체라도 빨리 해 공격 패턴을 바꿔보는 시도라도 해봤으면 했는데, 신태용 감독이 장신 김신욱을 이재성과 교체 투입한 것이 후반 27분이었다. 한 골이 시급한 상황에서 두번째 교체 카드는 공격수가 아닌 중앙 수비수를 김민재에서 김주영으로 바꾼 것이었다.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의 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데도 공격 옵션의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도 너무 늦었다. 이동국을 투입한 것이 경기 종료를 불과 3분(이후 추가시간 4분 주어짐) 남겨둔 시점이었다. 기적이나 요행을 바라는 것으로밖에 여길 수 없는, 때를 놓친 선수 교체였다.

이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9월 5일 원정경기에 러시아행 운명을 걸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기에 큰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한다.

이란과 비겼지만, 사실상 한국은 진 것과 마찬가지다. 얄미운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무승부로 끝나자 환호성을 내지르며 이긴 것처럼 세리머니를 했고, 이란은 최종예선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