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최초 역사 투어가 탄생했다. 자국의 것도 아닌 낯선 나라의 뿌리와 아픔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31일 오후 방송된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2일 차 한국여행에 나선 독일 친구 3인방의 모습이 그려졌다.

독일을 떠나기 전부터 한반도의 정세와 남북관계에 관심을 드러냈던 세 사람은 둘째날 여행지로 관광 명소가 아닌 DMZ를 택했다. 과거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 있었던 독일의 청년들은 이날 분단의 아픈 역사에 공감하고 깊은 생각을 드러내며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마리오, 페터, 다니엘은 모노레일을 타고 땅굴을 둘러보는가 하면, 북한과 가장 인접한 대한민국의 끝인 도라전망대에 이르러 분단의 현실을 체감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도라전망대는 남북한이 가장 근접한 최북단 지점으로, 개성 시내 등 북한의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 들어서자마자 독일 친구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지척에 있는 북한의 풍광이었다.

생각보다 더욱 가까운 개성 시내의 모습에 독일 3인방은 물론 스튜디오에서 VCR을 지켜보던 MC들도 말문을 잃었다.

가이드는 "저기 빌딩 여러 개가 있는데 그곳이 개성 공단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를 본 페터는 "저기는 잘 안 보여. 달의 뒷면처럼 미지의 세계 같아"라는 감상으로 보는 이들을 생각에 잠기게 했다.

MC 김준현은 "계속 달을 보고 있지만, 우리는 그 면만 보고 있는 거다. 절대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이라며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알베르토 역시 "통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가면 재밌게 구경할 수 있지만, 한 나라의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며 진중한 해석을 내놓았다.

신아영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너무 고맙다. 이제껏 외국인의 시선으로 서울의 새로운 면을 봤는데, 친구들의 눈을 통해 DMZ·도라전망대를 보게 됐다. 우리가 가면 더 와닿는 게 클 것 같다"며 특별한 곳을 찾아준 독일 친구 3인방에게 감사를 표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독일 친구들의 한국 역사 체험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일제 치하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돼있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몸소 느꼈다. 

감시를 위한 형무소 설계에 마음이 무거워졌고, 일제의 잔혹한 고문 방법들에 놀랐고, 어두운 골방에서 모진 고초를 겪었을 독립 운동가들에게는 애도를 표했다.

역사 교사인 마리오는 "과거를 기억하는 국가 모두에게 이건 여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대해 외면하고 있잖아"라고 지적했고, 다니엘과 페터는 "일본은 사과해야지"라고 입을 모았다.

타국에 상처를 남겼던 역사를 현재의 역사로 끊임없이 연장하고, 반성과 교훈의 기회로 삼는 독일인들의 역사의식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반나절 이상을 할애한 독일 3인방은 이후 고양이 카페, 노량진 수산시장 등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3일차 한국여행에서는 다니엘 린데만과 함께 경주 투어에 나설 것을 예고해 더욱 기대감을 모았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