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대우 등 빅5 증권사들이 전통적인 수익모델인 수수료 경쟁에 여전히 몰입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증권사들은 부동산임대업이나 유언집행 등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이른바 ‘빅5’ 증권사들의 수탁 수수료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때 내는 수수료를 의미하는 수탁 수수료는 증권사들이 거둘 수 있는 가장 전통적인 수익모델에 해당한다. 최근 다양한 각도의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수탁 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 이익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5대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거둔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738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8004억원과 비교하면 7.7%(616억원) 줄어든 액수다. 순위를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1843억원으로 수탁수수료 수익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은 작년에도 1위를 차지해 수수료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위부터는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올해의 경우 2위를 차지한 회사는 1496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1401억원, KB증권이 1392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256억원의 수탁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증권의 급부상이다. 작년 4위였던 삼성증권은 무려 두 계단이나 올라서며 2위 자리를 꿰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탁 수수료 수익은 양적‧질적 측면에서 중요도가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증권사들에겐 중요한 수익모델”이라면서 “대형사들의 경우 수탁 수수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전통적인 수익모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 중소형사들은 ‘블루오션’으로 표현될 수 있는 새 수익구조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 업무와 쉽게 매치시키기 힘든 분야의 일도 흡수하며 활동분야를 넓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투자회사 5곳이 부동산임대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이 중 3곳이 증권사인데 케이프투자증권, 삼성증권, 바로투자증권 등이다. 2009년 이래 금융투자사들이 부동산임대업을 신고한 경우는 총 12건이다. 부수업무 중에서는 ‘대세’가 돼가는 추세다.

한편 ‘유언집행’ 업무는 새롭게 부상한 부수업무에 속한다. 고인의 유언서를 보관과 유언 집행 등을 처리하는 업무다. 지난 1월 대신증권은 업계 최초로 유언집행을 부수업무로 신고해 업계 화제가 됐다.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었지만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가 6월에 유언집행 대열에 뛰어들며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았다. 신영증권은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단순히 고객들의 투자를 돕는 것만으로는 증권사들의 생존이 힘들어졌다”면서 “고액자산가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들의 성향에 맞는 쪽으로 업무를 확장하는 증권사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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