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케밥을 제공하려 진도를 찾았다가 눈물을 머금고 철수했다.

24일 국내 거주 터키인들은 자원봉사 차 진도로 내려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케밥을 만들어 제공했다. 이들은 사고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지로 진도까지 내려왔지만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항의에 봉사를 접어야만 했다.

   
▲ 케밥 터키자원봉사자/뉴시스

터키인 요리사들은 지난 1999년 터키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달려간 한국 자원봉사자들을 기억해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직접 진도를 찾았다.

케밥을 만들어 제공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은 특정 봉사단체나 기업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사비를 들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의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이곳이 축제 현장인 줄 아냐”며 “식사도 하지 못한 가족들한테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은 실례”라고 지적해 철수를 요청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케밥 자원봉사단은 준비한 음식의 절반도 나눠주지 못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떠야만 했다.

이에 한 터키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서 오늘 점심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터키 케밥봉사자는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사고 현장을 찾았는데 심려를 끼쳤다”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의도만큼은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케밥, 축제 의미로 온 것도 아닌데 왜들 그랬을까?” “케밥, 일단 도우러 왔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 아닌가” “케밥, 불쌍하다 그래도 도우러 왔다는데” “케밥, 진짜 터키인들한테 잘해줘야 하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펜=최고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