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케밥을 제공하려 진도를 찾았다가 다른 봉사자들의 항의에 철수한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국내 거주 터키인들은 자원봉사 차 진도로 내려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케밥을 만들어 제공했다. 이들은 사고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지로 진도까지 내려왔지만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항의에 봉사를 접어야만 했다.

   
▲ 케밥을 만들어 세월호 침몰 사고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터키 자원봉사자/뉴시스

이에 대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트위터 아이디 ‘city*****’는 “터키사람들 케밥 식사지원 나왔다가 다른 일부 자원봉사자(?)한테 항의 받고 쫓겨났다. 말로만 형제의 나라?”라는 글을 적었다.

또 다른 트위터 유저 ‘ein****’는 “터키 케밥 자원봉사 하러 오신 분들 현장의 숙연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항의에 급하게 철수했다는데 기사 읽으면서도 굉장히 어이가 없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트위터 아이디 ‘lee****’는 “케밥하면 쫓겨나고 라면 먹으면 괜찮고. 식성 확실한 정부”라는 글을 올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어이가 없다. 어떻게 자원봉사 하러 왔다는데 쫓아 내는거냐” “케밥이라는 음식 자체가 축제 분위기에 먹는 음식으로 볼 수도 있지” “고깃국이나 케밥이나 뭐가 다른 건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케밥을 만들어 제공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특정 봉사단체나 기업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사비를 들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의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이곳이 축제 현장인 줄 아냐”며 “식사도 하지 못한 가족들한테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은 실례”라고 지적해 철수를 요청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케밥 자원봉사단은 준비한 음식의 절반도 나눠주지 못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떠야만 했다.

이에 한 터키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서 오늘 점심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터키 케밥봉사자는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사고 현장을 찾았는데 심려를 끼쳤다”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의도만큼은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케밥, 맞아 케밥이 안 어울리긴 해” “케밥, 그래도 도우러 왔다는데” “케밥, 형제의 나라 그 이야긴 어디갔어?”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펜=최고운 인턴기자]